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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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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원 민주주의전당 설립 취지대로 개관해야

  • 기사입력 : 2023-07-02 19: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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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지역의 민주화운동 역사와 정신을 기록하고 후대에 계승하기 위해 건립되고 있는 민주주의전당 공사가 순항 중이라고 한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진행되면 당초 계획한 대로 내년 9월 개관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창원시의회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간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민주주의전당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미나 의원이 지난달 시정질문을 통해 “민주주의전당과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은 중복되는 기능이 많다”며 민주주의전당 야외 추모공간을 창원시 발전을 견인하는 공간으로 변경할 것을 주장했다. 이 문제가 지역에서 이슈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현재 2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지만 창원 민주주의전당 추진 과정을 보면 조금 복잡하다. 이 사업은 당초 한국 민주주의전당 마산 유치로 시작됐으나 문재인 정부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하면서 창원시가 국·도비 지원을 받아 자체적으로 건립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데 따른 태생적 문제가 있어서다. 이에 따라 설립 취지도 3·15의거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등 창원지역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3·15의거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 지역의 관련 단체 간 전시, 교육 등 운영방식을 놓고 잡음이 나올 수도 있다.

    건립추진위원회를 통해 내부 공간 구성 계획이 확정됐는데도 불구하고 창원시가 정치권의 요구로 기획전시실을 다목적전시실로 변경하기로 한 것은 ‘옥에 티’가 될 수 있다. 민주주의전당 설계 주제가 ‘시간의 기록, 장소의 기억’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창원시가 전시설계 및 제작·설치 용역을 발주하여 전시·관리·운영 방침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설계 주제와 취지를 최대한 살리는 선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창원은 3·15의거와 부마민주항쟁으로 독재정권을 심판한 민의가 살아있는 지역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산 역사로 인정받는 곳이다. 민주주의전당 건립 이유가 창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주주의 정신과 가치를 담는 데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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