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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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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숙형 학교 학생폭력, 아직도 해법 못 찾나

  • 기사입력 : 2023-07-05 19: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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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숙형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 등 학교폭력이 또 발생하면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지난 3월 산청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신입생을 집단폭행한 사건이 채 잊히기도 전에 또 같은 양상의 폭행이 일어났다. 올 3월 도내 기숙형 고등학교에 입학한 한 학생은 수개월간 기숙생활 중 상급생 4명으로부터 여러 장소에서 욕설과 폭행, 집단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둔기 구타와 상습적 얼차려는 지속적이었다고 했다. 피해 학생은 참다 못해 학교를 빠져나왔고 이 사실을 부모가 알게 되면서 표면화됐다. 관할 교육청은 가해학생 4명에 출석정지 등 처분을 내렸으나 피해학생 부모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청과 학교 등 관계자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기숙형 학교에서 벌어져 온 폭력이 한 곳에서 생활하는 학생 간의 다툼으로 넘길 사항은 아니라는 점이다. 등·하교가 자유로운 일반 학교와는 다르게 기숙이라는 공간에서 폭력과 집단괴롭힘 등이 자주 발생할 수 있어 관찰을 꼼꼼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수개월 동안 신입생을 괴롭혀 왔는데도 학교 측에서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최근 5년간 기숙사 학폭이 1100건에 피해학생 수도 약 1800명이 됐다는 교육부의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숙형 학교에서 학폭이 빈번하다는 것을 학교 측이 인지하고 관리와 대처에 엄중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대수롭게 여긴다면 피해 학생과 상처받은 학부모만 늘어나는 등 사회 문제화될 소지가 크다.

    학교폭력 문제는 심심찮게 있어 왔지만 그 근절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숙사 학교의 특성에 적합한 대응 매뉴얼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기숙형 학교는 고질적 학폭과 학폭의 대물림 우려가 크다. 그래서 각별한 대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학폭이 근절되지 않고, 관리감독 되지 않는다면 학교에 시한폭탄을 방치한 꼴이다. 이번 기회에 학폭의 근본 대책은 물론 기숙형 학교의 자유시간, 야간시간, 취침시간 등에 따른 관리대책을 마련해 학폭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부하기도 힘든데 두들겨 맞으면서 공부해야 한다면 이게 학교라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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