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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때- 이병문(사천남해하동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7-23 19: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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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슬, 이내, 무지개…. 찰나의 아름다움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가장 빛나는 순간, 짧지만 가장 아름답고, 자신을 잘 드러낸 때입니다. 그러나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짧은 이 순간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지만 누구나 그 기회를 잡는 것은 아닙니다. 끈질긴 인내로 시간을 기다린, 긴 기다림 끝에 설탕 같은 작은 달콤함을 얻게 됩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과 같이, 사람에게도 살면서 사람 사이의 관계에 ‘때’가 있다고 합니다. 무릇 그 관계는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가리지 않으며 종국에는 부모, 자식 간에도 예외가 아닌 듯합니다. 첫인상, 첫 언어와 표정, 그리고 행동 등이 사람 사이를 결정하는 느낌입니다. 무지개처럼 설렘으로 다가왔다가 상대방과 나를 모두 싸늘하게 굳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의 사례도 있습니다.

    ▼윤슬을 예로 들어 봅시다. 한글학회 국어사전은 ‘햇빛이나 달빛이 일렁이는 물결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것’이라고 정의한 뒤 빛이 구슬처럼 보여 ‘빛 구슬’이라 불리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예문으로 ‘황혼 녘 강물에 반짝이는 윤슬이 참으로 아름다웠다’라고 적었습니다. 물비늘이라고도 불리는 윤슬은 낮에도 밤에도 찾을 수 있고 바다나 강, 호수 등지에서 만납니다. 다만 아이 숨결같이 물결이 잠을 자야 더 깊이, 아름답게 느낍니다.

    ▼뭐든 때가 있습니다. 그 시기는 여러 번 오지 않습니다. 그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부단한 주의와 노력이 요구됩니다. 그림 같은 풍경이라고 해서 찾았다가 헛걸음했다고 푸념을 늘어놓는 경우는 대개 때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때는 운명과 같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오랜 발품과 노력, 기다림 끝에 신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때라고 말하며 짧은 한순간, 무지개, 이내, 윤슬과 같은 ‘불꽃 같은 마주침’을 선물합니다. 오늘, 지금이 그런 때이길 응원합니다.

    이병문(사천남해하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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