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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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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원시립미술관·박물관 건립 연기만 하면 안된다

  • 기사입력 : 2023-07-30 19: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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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은 인구 100만이 넘지만 문화예술 분야는 특례시 수준에 걸맞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그런데 시립미술관과 박물관 건립사업은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창원시는 이들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로 건축비 상승에 따른 예산 확보 어려움을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 시립미술관은 당초 2025년 5월에 개관할 계획으로 추진됐으나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9월로 착공이 미뤄졌다. 시립박물관은 2026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설계공모조차 시작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가 착공 시기에 대해 확답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니 건립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시립미술관과 박물관 건립에 대한 시민의 욕구는 건립 촉구 청원에서 드러났다. 올해 미술관과 박물관 건립 촉구 청원에 각각 1000명 이상이 참여해서다. 지난 4년 동안 시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1000명을 돌파한 것은 5건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술관과 박물관 건립 연기에 시민들의 실망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이들 사업의 추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미술관 건립 지연으로 경남도로부터 받은 사업비 10억원은 환수 위기에 놓였고, 박물관의 경우 2010년에 추진돼 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았는데도 사업 자체를 포기한 바 있어 이번에도 예산 문제로 이들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미술관 건립은 기존 시설과의 중복성 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지만 시가 이미 시민들에게 약속한 것이다. 박물관 건립이 무산되면 시가 기증받았거나 구매한 유물 4400여 점은 임시 수장고에서 그 가치를 잃게 된다. 박물관 건립은 창원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명하는 시작점이다. 사업의 필요성이 확인된 것을 시장이 바뀌었다고 후순위로 넘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사업비 확보가 문제라면 시설 규모를 조정하더라도 해법을 찾아야 한다. 미술관과 박물관 건립은 경제적 측면 이상의 가치가 있다. 시립이라고 하더라도 비용 대비 편익의 값어치가 있어야 하지만 문화예술 분야의 투자를 늘리면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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