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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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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뼈아프게 새겨야 할 이름 ‘LH 철근 누락 아파트’

  • 기사입력 : 2023-08-01 19: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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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꼽혔던 ‘철근 누락’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무더기로 드러났다. 경남에서는 양산 사송 A-2, A-8지구 아파트도 포함됐다. 보 없이 기둥 위에 지붕을 바로 얹는 ‘무량판 공법’에서는 보강 철근이 반드시 필요한데 LH가 발주한 아파트 91개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을 누락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LH 현장뿐만 아니라 건설현장 전반에 부실과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으로 봐야 할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철근 누락 아파트’와 관련, 건설 이권 카르텔을 그 원인으로 지목한 이유도 LH 출신들이 건설업계에서 이권 카르텔을 형성한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LH가 발주한 설계용역 수의계약 537건 중 297건을 LH 출신을 영입한 47개 업체에서 수주했다고 한다. LH 직원들은 지난 2021년 3기 신도시 등 LH 사업계획과 연관 있는 지역에 부동산 투기를 해 국민의 지탄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 ‘철근 누락 아파트’는 LH 출신들이 건설업계에서 부패 먹이사슬을 형성한 폐해가 노출된 것이다. 철근이 누락된 LH 아파트는 시공 전 과정에서 지난 4월 붕괴된 검단아파트와 매우 흡사하다. 설계와 시공에서 철근이 누락되거나 사라졌는데도 감리는 발견하지 못했다. LH가 자사 출신을 영입한 건설업체의 부실 설계와 부실 감리를 방치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에는 LH 출신뿐만 아니라 지자체 토목·건축 공무원 출신까지 설계·감리업체에 취직하여 이권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건설현장의 이권 카르텔을 뿌리 뽑지 못하면 광주 학동 재개발 참사, 광주 화정 현대아이파크 붕괴와 같은 후진국형 붕괴사고가 계속될 것이다. 경실련이 지난달 31일 “검단아파트 공사의 설계·감리를 맡은 업체가 LH 전관 영입 업체”라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만큼, 철저한 감사와 수사를 통해 인허가 비리, 입찰 담합, 전관 특혜 등 이권 카르텔 구조를 밝혀내 일벌백계하고 부패 먹이사슬을 끊어야 한다.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어떠한 이권 카르텔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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