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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단감 시배지(始培地)에 관하여- 심상백(전 창원남중학교장)

  • 기사입력 : 2023-11-22 21: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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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상백 전 창원남중학교장

    창원단감테마공원 주차장 옆에는 단감나무가 한 그루 있고, 그 앞에는 ‘창원단감 시배목의 유래’에 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창원단감 시배목은 창원시 의창구 북면 마산리 연동마을 하희종(1955년생)씨 과수원에서 조부 때부터 재배해 온 것을 창원단감테마공원 개장을 기념하여 2016년 이식하여 관리하고 있다. 1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창원단감 시배목은 창원이 우리나라 단감 시배지임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2022년 10월 25일자 서울신문에는 강원식 기자가 쓴 ‘우리나라 최초 식재 단감나무 94세… 진영 단감 시배지 경남도기념물 추진’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최초 시배 김해 진영 단감나무 수령 진단 결과 94년 내외로 확인, 진영 단감 시배지 입증 여러 기록물도 확인, 단감 시배지 역사성을 인증받기 위해 경남도기록물 지정 추진’이라는 소제목도 보인다.

    김해시는 시배지로 알려진 진영읍 신용리에 있는 시배목으로 추정되는 단감 고목 1그루의 수령을 2가지 방식으로 확인한 결과 각종 역사 자료 등에 단감을 최초로 심었다고 기록돼 있는 식재 시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진영 단감 시배목 나이 확인은 전 국립산림과학원 정영교 박사와 전남대학교 산림자원연구센터에서 각각 드릴저항진단과 시료단면 미세현미경 정밀 진단으로 진행했는데, 진단 결과 해당 단감나무는 수령이 94년 전후로 확인됐으며 이는 각종 사료에 나오는 1927년 최초 식재 기록과도 일치한다. ‘진영읍지’와 ‘경남농업기술100년’ 등 여러 자료에 따르면 진영 단감은 1927년 진영읍 신용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재배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김해시는 조선총독부 인명록과 당대 보도자료, 정부 기록 문서 등을 자세히 조사한 결과 진영역장으로 소개된 하세가와(일본인)와 그의 도움으로 진영 하계리에 단감 100주를 식재한 진영 거주 3명의 행적을 모두 확인했다고 한다. 1930년대부터 진영역을 통해 진영 단감이 전국으로 보급됐다고 한다. 1920년대 김해 진영을 필두로 단감이 재배됐다는 1964년 농촌진흥청 보고서 등을 통해 김해 진영이 단감 시배지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많은 자료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현재 김해지역에서는 1000여 농가에서 920㏊ 면적에 단감을 재배하고 있고, 해마다 진영 단감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글이 사실이라면 창원단감테마공원에 있는 시배목의 수령에 대해서도 같은 분들이 같은 방법으로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김해 진영이 시배지로 확인된다면 창원단감테마공원에 있는 시배지와 시배목 안내문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김해 진영에서 태어나 39년을 진영에서 살았고, 현재는 창원에서 27년째 살고 있다. 나에게는 진영과 창원 모두 소중한 곳이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바르게 정리되어야 한다. 이웃 나라의 역사 왜곡을 탓하기 전에 나부터, 우리부터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진실되게 살아야 할 것이다.

    심상백 (전 창원남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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