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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때론 잔인한 계절을 지나야 한다- 차상호(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24-01-21 1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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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신입생 시절 과에서든 동문회에서든 자주 가는 술집이 있었다. 객주라는 동동주집이었는데, 그날은 무슨 이유에선지 술집 가는 길에 우연히 간판을 보고 찾아 들어간 가게가 ‘스탄 게츠’였다. 그리고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은 여러 책을 읽으면서 재즈라는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즐겨 듣는다기보다는 때때로 듣는 정도지만 말이다.

    ▼예전엔 그렇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 일이 많아졌다. 백색소음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양철 지붕에 비 오는 소리 같은 걸 들으며 잠을 청하기도 하고, 책 낭독해 주는 채널을 듣기도 하고, 그도 아니면 역사채널을 연속 재생해 보기도 했다. 그나마 효과(?)가 있었던 건 쳇 베이커의 음악들이다. 연주곡도 좋고 노래도 좋다. 그러다 보니 여러 ‘플레이 리스트’를 구독하게 됐다.

    ▼그중의 하나가 유튜브 플레이 리스트 채널 ‘JAZZ IS EVERYWHERE’인데, 참으로 우연히도 최근 읽게 된 책의 저자가 바로 채널 운영자였다. 시나리오 작가 ‘김민주’가 지은 책인데, 1월부터 12월까지 주제를 정해 재즈음악과 영화와 드라마 혹은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아. 책 제목은 ‘재즈의 계절’. 그중 6월 편의 글 제목이 ‘때론 잔인한 계절을 지나야 한다’였다. 재즈의 계절이 도대체 몇 월인지 혹은 어느 계절인지는 모르겠지만 ‘때론 잔인한 계절을 지나야 한다’는 제목을 보는 순간 내게는 확 와닿았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서인지, 아니면 초등학교 동기와 친한 친구가 일찍 하늘나라로 가고 며칠 뒤 친구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책에서도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이라는 영화를 소개하며 죽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영화 속 유일한 재즈곡 ‘썸머타임’을 소개한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가사가…. 위로를 준다. 토닥이며 들려주는 자장가처럼.

    차상호(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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