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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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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일본대학 방문기- 김경모(경상국립대학교 사범대학 학장)

  • 기사입력 : 2024-02-19 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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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주 일본 간사이(關西)지역의 국립대학 세 곳을 방문했다. 교수회가 아이디어를 내고 대학 본부가 지원한 이번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전공과 연배의 교원들이 참가했다.

    첫 번째 방문 대학은 일본 간사이 지역의 대표적인 연구중심 대학인 교토 대학이다. 올해로 설립 127년이 된 교토 대학은 1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하여 기초 학문 분야의 국제적인 명성의 학술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바 있다. 교정의 고목과 다양한 시대와 양식의 대학 건물 사이를 거닐다가 교정의 한 모퉁이에서 발견한 홍매화는 빨리 온 일본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시설은 노후화되었지만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 특히 보행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교통 시설 등은 인상적이었다. 교정을 나오면서 눈을 끌었던 것은 대학 본부 앞에 학생들이 설치한 항의 농성 천막이었다. 그리고 이틀 후 일본 미디어는 농성을 주도한 학생들이 대학과의 소송에서 이겼다는 소식을 전했다. 일본 법원이 111년 역사의 학생 기숙사 격인 ‘요시다 요(吉田 寮)’에 대한 명도권 소송에서 학생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공간에 대한 학생들의 사용권을 인정한 것이다. 대학의 공간에 대한 대학과 학생 간의 갈등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해결되는지를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였다.

    두 번째 방문 대학은 나라여자대학이었다. 도쿄의 오차노미즈 여자대학과 함께 일본의 두 개뿐인 국립여자대학 중 하나로 1908년에 나라여자고등사범학교를 모태로 설립된 대학이다. 나라여자대학을 방문한 목적은 지역의 국립대학이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입시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실천하는지를 살펴보는 데 있었다. 구체적으로 유학생 유치와 입학제도 개선을 통한 학생 유치 전략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 중에서 관심을 끈 것은 ‘탐구력 입시 9’ 프로그램이었다.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려는 입시평가 프로그램으로 서류 심사와 실기 평가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은 적용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새로운 입시 프로그램의 홍보와 상담을 위해 매년 오픈 캠퍼스 행사를 하고 있으며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탐구력 입시 9’에 관한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나라여자대학은 오랜 역사와 졸업생들의 좋은 사회적 평판으로 해서 학생 모집이나 취업률에서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학생 구성을 다변화, 국제화하고 최근 일본 정부의 대학개혁 방향의 하나인 ‘능동적인 학습(active lerning)’ 능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세 번째로 방문한 대학은 오사카대학이다. 1931년에 일본에서 여섯 번째로 설립된 제국대학으로 도쿄대, 교토대 등과 더불어 일본의 3대 국립대학으로 꼽힌다. 이 대학의 방문 목적은 최근의 교수법과 관련한 오사카 대학의 실천 현황을 파악하여 우리 대학의 수업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활용해 볼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는 데 있었다.

    세미나에서는 디지털 전환교육에 관한 오사카 대학의 현황과 비전, 생성형 AI 활용 수업의 가능성과 한계 등을 주제로 한 발표가 있었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항대립을 트랜스하다’라는 표현이었다. 여기서 ‘이항’이란 ‘전통적인 대면수업’과 ‘새로운 비대면 수업’을 의미하며, ‘트랜스하다’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 두 가지 수업 방식은 기존의 대립적인 관계에서 선택적 혹은 보완적인 관계로 진화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분명히 기존의 비대면 수업 형태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대면 수업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엄청난 ‘사회적 실험’을 거치면서 대면과 비대면 수업은 이미 보완적인 관계로 각자의 장점을 드러내고 심화시키는 단계로 바뀌고 있다. 남은 문제는 이 둘의 간격을 어떻게 좁히는가이다.

    김경모(경상국립대학교 사범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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