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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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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타인의 취향- 이상규(편집위원)

  • 기사입력 : 2024-02-27 19: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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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짜장면과 짬뽕, 개와 고양이, 커피와 차…. 당신은 무엇을 선호하나. 사람들의 취향은 다양하기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중국 음식은 전혀 먹지 않는 사람이 있다. 또한 어떤 종류든 애완동물은 가까이하지 않고, 커피와 차를 안 마시는 사람도 있다. 모두 개인의 취향이며 각자 존중받아야 한다.

    ▼자신의 취향이 짜장면이라는 이유로 짬뽕을 먹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치적 성향은 어떤가. 정치 지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조금 전까지도 멀쩡하던 사람이 이상해 보인다. 정치 성향은 그의 정체성 또는 자아와 가장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치 성향은 어디서 비롯될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정치적 성향이 뇌 구조와 관련이 깊다고 한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정치적 성향을 바꾸기는 매우 힘들다. 해서 설득으로 상태를 전향시킬 수 있다고 믿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 앞에서 개나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비난해도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거나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을 비난하면 마치 자기 자신을 욕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건 어떤 측면에서 종교적 신념과 비슷하다. 보수 정당 지지자 앞에서 국민의힘을, 진보 정당 지지자 앞에서 민주당을 욕하는 건 마치 기독교와 불교 신자 앞에서 예수와 부처를 욕하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

    ▼요가 때 사용하는 ‘나마스테’는 인도와 네팔 등에서 주고받는 인사말이다. 나마스테(Namaste)는 namah(존중하다)와 aste(당신)을 합친 말로 ‘당신을 존중합니다’라는 의미다. 이 말은 또한 ‘당신이 믿는 신 또한 존중하겠다’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이 애완동물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적대감을 보이지 않듯 진보와 보수도 서로를 향해 그렇게 대할 수 없는 것일까. 정치의 계절이 왔다. 나마스테.

    이상규(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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