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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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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입생 없는 초등학교, 지역소멸 경고다

  • 기사입력 : 2024-03-04 19: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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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생의 경고음이 경남도내 초등학교에서 울리고 있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4일 도내 초등학교 1학년 2만3707명이 입학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2만7154명보다 3447명(12.7%)이나 적다.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이 열리지 못한 초등학교는 25곳이나 된다. 신입생이 1명인 ‘나 홀로 입학식’을 한 학교도 22개교이다. 통영 산양초곤리분교는 5년 연속 신입생이 없다. 이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나타난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팔라진 결과다.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갈수록 빨라진다는 것이다. 향후 도내 초등학교 입학 대상은 2025년 2만1192명에서 2029년 1만4508명으로 급감하기 때문이다.

    올해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의령, 고성, 합천 등 인구 절벽에 놓인 농어촌에 집중돼 있다. 초등학교 신입생 감소는 몇 년 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영향을 미치게 돼 이들 지역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학교통폐합으로 교육환경이 악화되고, 인구 감소, 지역 황폐화 등으로 이어져 지역소멸을 가속화할 것이다. 지방대학도 영향권 안에 놓여 있다. 올해 경남도내 3개 대학을 포함해 전국 51개 대학이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 초등학생이 대학에 입학할 시점이 되면 많은 대학들이 신입생이 없어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학령인구 감소는 ‘인구소멸 1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 문제는 교육 당국과 지역 주민의 소규모 학교 살리기로 풀 수 없다. 저출산 해결 없이는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그런데 통계청은 여성 1인당 기대되는 출생아 수가 지난해 0.72명에서 2026년 0.59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 4개 시군에서는 이미 0.7선이 무너졌다. 저출생 고착화로 인구 소멸 속도가 계속 빨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역대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2006년부터 16년 동안 38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했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부족한 탓이 크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동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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