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땀의 현장] 경남 클레이사격 3인방
- 기사입력 : 2005-08-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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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시즌. 남들은 산으로 바다로 떠나지만 그들은 더 바쁘다.
앞으로 73일.
가슴을 옥죄이듯 다가오는 운명의 그날. 반드시 금메달을 쏘아야 한다.
경남 클레이사격의 ‘3인방’ 손혜경(29) 박정환(28) 조용성(20).
전국체전 금메달. 대한민국 체육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것이지만. 세 사람에게는 꼭 따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손혜경에게 이번 전국체전 금메달은 ‘치료약’이다.
여고시절 아버지를 따라 꿩사냥에 나섰다가 우연히 ‘재능’을 발견한 뒤 한국 여자 클레이의 1인자로 군림하던 그녀에게 시련이 찾아온 건 지난 2003년.
세계클레이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고도 국내 대표선발전에서 이보나에 밀려 뒤안길로 물러나야 했다.
2004년 이보나는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고 손혜경은 피눈물을 삼켰다. 이제 그 상처를 치료할 때가 왔다.박정환에게는 ‘사랑의 메신저’다.
입문 10년째인 그는 한국신기록을 2개나 보유한 경남 더블트랩의 ‘간판’.
그에게는 거창하지는 않지만 꼭 금메달을 따야 하는 ‘예쁜’ 이유가 있다.
얼마 전부터 사귀기 시작한 여자친구에게 바치고 싶다. 멀리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는 미안함을 달래 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조용성에게는 ‘홀로서기’다.
이제 겨우 3년. 햇병아리 막내지만 그에게는 남다른 ‘피’가 끓고 있다.
마산사격연맹 창단멤버인 할아버지 조경래(72)씨와 국가대표 출신이며 현 구가대표감독인 아버지 조현진(46)씨에 이어 3대째 이어지고 있는 ‘명사수 집안’.
지난 2002년 우연히 아버지 따라 총을 잡은 지 1년만에 한국주니어신기록을 세우며 각종 대회에서 ‘가문의 영광’을 이어왔다.
올해 첫 전국체전 금메달로 “할아버지. 아버지보다 더 낫다”는 말을 듣는 것. 조용성이 금메달을 따야 하는 이유다.이유는 다르지만 목표는 하나. 금메달.
세 사람의 금빛 총소리가 지금도 정병산 산자락을 울리고 있다.
‘탕. 탕. 탕.’진정은기자 dalya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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