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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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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컬럼] 머문자리는 깨끗이 정리하는 미덕을

  • 기사입력 : 2005-10-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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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즈음 휴일 날 바닷가를 나가보면 방파제를 비롯한 해안에는 낚시꾼으로 붐비고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됨에 따라 시간적 여유는 생겼고.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을 듯도 하다.
      과거에는 낚시를 생업으로 삼는 사람은 물론 취미로 하는 낚시꾼이라 할지라도 낚시용품을 함부로 버리는 행위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요즈음은 어떤가? 낚시에 대한 상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채 어른에서부터 어린이까지 낚싯대에 줄 묶어 바다에 담가 두고 먹고 마시며 하루를 보내는 행태다. 떨어지는 봉돌(납)과 미끼로 인한 연안오염은 당연한 결과이고. 버리고 간 쓰레기는 아름다운 해양경관을 자랑하는 우리 어촌의 자존심을 무색하게 만들고 만다.

      지금 수산업계와 정부는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치어 방류 등 온갖 수단과 재원을 동원하고 있다. 어업인들 스스로도 불법어업을 포기하는가 하면 어장을 정화하고 자원조성에 앞장서는 자율관리어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연안에 방류되는 치어는 성어가 되기 전까지는 주로 방파제 등 얕은 수역에서 살고있어 아마추어 낚시꾼에게 걸려들기 십상이다. 방류한 치어가 채 크기도 전에 이렇게 치어상태에서 포획되어 버리는 상황에서 무슨 자원회복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이 우리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즐기는 낚시가 어자원 고갈의 주된 원인이 된다고 말하면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책임을 공감할지 의문스럽다.

      많은 어업인들이 어장의 축소. 어획량 급감. 중국산 어류 수입 확산 등으로 유례 없는 고통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이때, 그들 삶의 터전인 연안만이라도 훼손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낚시를 즐기고자 한다면 먼저 최소한의 낚시지식과 해양환경보전에 필요한 상식을 갖추고 내가 머문 자리는 내 스스로 깨끗이 정리하는 미덕을 솔선할 때 우리 후손들이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해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한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사천해양수산사무소장 노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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