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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이제는 디젤승용차다

  • 기사입력 : 2006-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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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관장이 디젤승용차 이야기를 꺼낸다면 조금은 생뚱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우리 자동차 수출과 직결되어 있고 소비자 이익과도 관계가 깊다. 유럽은 SUV와 승합차시장에서 디젤차량 비중이 70%를 넘어섰고 승용차시장에서도 디젤 비중이 3분의 2에 육박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다. 이제 유럽에서 승용차의 대세는 디젤이며 이러한 거스를 수 없는 추세는 머지않아 고유가에 시달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왜 유럽에서는 디젤승용차가 소비자들에게 인기일까? 우선 디젤차는 가솔린차에 비해 연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디젤엔진은 실린더에 공기만 집어넣은 상태에서 고압으로 압축하여 고온이 되면 그 때 연료를 분사하여 폭발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처음부터 실린더에 공기와 휘발유의 혼합기체를 함께 밀어 넣고 전기 스파크를 일으켜 폭발시키는 가솔린엔진에 비해 고압으로 인한 압축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그 반작용인 폭발력도 더 커진다. 그러니 당연히 열효율이 높아 연비가 좋을 수밖에 없다. 보통 디젤차는 가솔린차에 비해 20~40%정도 연비가 좋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33%정도 더 높은 출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번 주유하면 훨씬 더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다. 게다가 연료 값도 가솔린에 비해 약 20% 정도 싸다. 월 연료비가 가솔린차의 절반 밖에 안 드니 소비자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디젤차량은 가솔린차량보다 열효율이 높기 때문에 에너지절약에 크게 기여한다. 만일 현재 미국의 승용차 3분의 1이 디젤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미국은 하루 140만 배럴의 석유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사우디로부터 수입하는 양과 맞먹는 양이다.


      환경을 중시하는 유럽은 이렇듯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디젤엔진이 오히려 친환경적인 ‘클린엔진’이라 하여 선호하고 있다. 또한 디젤차는 가솔린차에 비해 최대출력이 낮아 순간 가속력이 떨어지는 대신 구동력이 높아 힘이 좋은 것도 장점이다.


      그렇다면 디젤 승용차의 국내 시판이 허용된 상황에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디젤승용차의 관건은 매연문제에 대한 대비책 여부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서는 매연감소를 위한 자동차업계의 기술개발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유럽수준의 저유황 경유를 공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차가 좋아도 연료가 부실하면 헛일이기 때문이다. 유럽경유의 유황함유량은 15PPM 이하이나 우리의 경우는 30~300PPM 수준이라고 한다.


      정유업계는 저유황 경유를 수도권부터 공급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탈황시설에 드는 시설투자 비용이 막대해 어느 세월에 지방까지 모두 공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는 지방주민의 환경과 건강을 도외시한 졸책으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어져야 한다.


      우리의 대유럽 자동차수출은 배출가스 총량규제를 기초로 한 자율규제협약에 묶여있다. 이는 무슨 말인고 하면 이산화탄소 등 오염가스 배출량이 큰 중대형차보다 오염배출량이 적은 경차 위주로 수출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 우리는 유럽에 경차 위주로 수출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역내 자동차업계와 맺은 이산화탄소 감축협정에서 2008년까지 140g/km. 2010년까지 120g/km로 줄이기로 합의하였다. 우리 자동차업계와도 유럽수출차량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허용기준을 2009년까지 140g/km로 줄이기로 합의하였다. 결국 우리 자동차업계는 앞으로 어떻게든 대기오염가스 배출량이 적은 중대형차를 개발하여야만 유럽시장을 개척. 확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상반기에 유럽이 북미를 제치고 우리 자동차 수출의 최대시장으로 급부상하였다. 우리에게는 가장 큰 자동차 수출시장이 된 것이다. 점점 커져가는 유럽시장과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친환경 디젤 승용차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도 기존 경차 위주 수출에서 탈피하여 중대형 디젤승용차 수출로 신속히 이동해야 할 것이다.

    홍익희(KOTRA 경남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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