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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3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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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삶] 함안군등산연합회장 음영대씨

  • 기사입력 : 2006-03-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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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항산 1천 번 오르내린 `산신령'

      지난 30여년간 함안의 명산인 높이 770m의 여항산을 1천여회나 오르내리면서 누구나 손쉽게 산에 오를 수 있도록 등산로와 샘을 만든 ‘생활체육 함안군등산연합회장’ 음영대(59)씨.

      “산이 좋아 산에 갔고.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욕심도 다툼도 짜증도 없을 뿐 아니라. 빈지갑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등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어 또다시 산을 찾게 됐다”고 말하는 음영대 회장.

      지난 86년 3월 함주산악회를 창립할 당시만 해도 군내엔 20여명의 산악회 회원들이 제대로 된 등산장비를 갖추고 500m이상의 산을 찾았지만. 이젠 초등생부터 노인들까지 건강을 위한 등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음 회장은 급격한 등산인구 증가로 순수한 산악정신은 오히려 퇴보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다.
      음 회장은 그동안 군내 초등학생부터 노인들까지 산을 오르는 군민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산악정신을 갖도록 애써 왔다.

      지난 95년엔 여항 별천청소년수련장에서 가야초등학교 4~6학년 500명을 대상으로 2박3일간 야영훈련을 통해 올바른 등산 교육을 실시했고. 또 가야·아라초등생 26명과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지리산을 종주하면서 높은 산에 오르는 법과 텐트 치는 법. 야간에 짐승을 쫓는 법 등 등산에 관한 모든 것을 체험케 했다.

      또 99년 4월4일부터 23일까지 19일간 낙남정맥 224㎞를 회원 3명과 함께 종주하는 등 국내의 1천m이상 높은 산은 80%이상 찾아갔다.
      특히 음 회장은 2003년 4월20일부터 6월2일까지 43일간 백두대간을 단독종주해 ‘산에 미친 사람’이란 별명도 붙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 장군봉에서 지리산 천왕봉에 이르는 1천400㎞의 산줄기로 한반도의 근골을 이루고 있다.

      음 회장은 지리산 천왕봉을 출발해 육십령 죽령 추풍령 이화령 백봉령 대관령 미시령 진부령에 이르는 1천500리 길을 종주한 후 평소 62㎏이던 몸무게가 55㎏으로 줄었다고 한다.

      종주기간 중 15일간의 장마와 진드기의 살인적인 공격으로 하산을 해야 할 위기에 놓인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으며. 출발 한 달이 지난 5월20일께 오대산 부근에서 대학생 등반객을 보고는 딸 지영(당시 대학생)씨와 가족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종주기간을 앞당겨 보려는 욕심에 식량 대부분을 인수턴트 식품으로 준비. 출발 10여일이 지난후부터 허기를 못이겨 태백산 정상에서 제를 지낸 음식을 염치불구하고 정신없이 먹어치운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음 회장은 군내 생활체육 등산인으로 훌륭한 업적도 남겼다.
      함주산악회장을 맡고 있던 지난 97년 여항산 높이의 잘못을 지적했고. 이에 함안군이 국립지리원에 소원하여 여항산 높이를 종전 744m에서 770m로 수정했다.

      이로써 낙남정맥 7개 명산인 하동군의 옥산(614m). 사천시의 무선산(277.5m). 고성군의 무량산(579m). 마산시의 무학산(614m). 창원시의 천주산(640m). 김해시의 신어산(630m). 함안군의 여항산(770m) 중 여항산이 가장 높은 산으로 판명됐다.

      이와함께 음 회장은 매년 아라제 행사시 축하행사로 도민등산대회를 개최. 여항산 등 군내 명산을 소개하며 도내 산악인들의 우의를 다지고 있다.
      “아무리 높고 험한 산도 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하는 음 회장은 “짐을 지듯이 왼발 오른발을 쭉쭉 뻗으면서 걸으면 훨씬 쉽게 산행을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중학교 때 땔감을 구하기 위해 산을 찾기 시작한 음 회장은 60을 바라보는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주 2~3차례 산에 오르고 있다.
      심신에 더없이 좋은 등산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싶다는 음 회장은 산에 오르는 모든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반갑습니다. 수고하십니다’라고 말을 건넬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함안 = 배성호기자 bae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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