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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금융주권을 되찾자

  • 기사입력 : 2006-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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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투자에는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의 두 종류가 있다. 직접투자라 함은 우리나라에 돈이나 실물을 직접 투자해 주로 공장이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우리 국민경제에 일석오조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반기는 투자이다.

      그 장점을 살펴보면 먼저 경제성장 촉진효과가 있다. 단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가 가장 왕성한 중국의 발전속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두번째는 원자재의 수입과 완성품의 수출을 통해 무역규모가 확대되고 국제수지도 개선된다. 세번째는 지역경제 발전에 직결되는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 네번째는 외국의 앞선 선진기업경영 습득과 경영 투명성을 제고시키는 외부효과가 있다. 다섯번째는 기술이전 효과다. 이렇듯 외국인 직접투자는 우리경제에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나 우리 주식시장을 통해 들어오는 간접투자에 이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물론 간접투자도 순기능이 있다. 우리 기업들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그간 홀대하였던 주주 가치에 대한 제고와 더불어 산업자본 조달창구로서의 주식시장 본연의 기능도 높였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짚어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지난해 우리 상장기업들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약 69조에 달한다. 그런데 우리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이 벌어들인 시세차익과 배당금은 그보다 많은 80조에 이른다. 우리 기업들이 힘들여 번 돈을 결국 그들이 다 가져 가는 형국이다.

      게다가 돈 많은 외국인들의 선물 및 옵션 파생시장에서의 횡포로 웩더독 현상(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심화. 순진하게 현물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개미들조차 속절없이 털리고 있는 실정이다. 불명예스럽게도 카지노로 전락한 우리 파생시장 규모는 생긴지 얼마 안됐지만 이미 세계최대 규모이다. 이를 바로 잡으려면 파생시장도 거래소 현물시장처럼 거래세를 물려야 한다. 외국인들이 언제까지 세금 한푼 안내고 이렇게 파생시장을 갖고 놀도록 그냥 방치해서는 안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파생시장이 본래의 기능을 되찾고 안정돼야 우리 주식시장이 건전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요사이 토종은행이란 말이 화두가 될 정도로 주식시장을 포함한 우리 금융산업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부분이 너무 커졌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이미 42%를 넘어섰고 상위 50대 기업의 외국인 지분 비중은 50%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에게 넘어간 은행도 많고 그나마 넘어가지 않은 은행들도 실상 주식의 60% 이상을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 대기업과 은행들의 실제 주인이 외국인인 셈이다.

      실물경제가 잘 흐를 수 있도록 받쳐 주는 것이 금융인데, 금융주권이 상실된 실정이다. 미래의 경제는 서비스산업. 그 중에서도 금융산업에서 결판난다. 제조업 비중이 10%도 안되는 미국이 세계경제를 호령하는 것도 그들의 금융산업이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금융산업을 본격적으로 키워야 한다. 월 스트리트에 대적할 수 있는 세계적인 경쟁력의 금융 인재들을 길러내야 한다. 결국 금융산업은 머리 싸움이기 때문이다. 또한 하루빨리 규제타파와 금융업종간의 벽을 허물어 선진국 수준의 경쟁력 있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국의 메럴린치가 어서 탄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몫이 있다. 상의가 3월 발표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자산구조는 금융자산이 10.2%인데 비해 부동산 비중이 88.6%로 심하게 편중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금융자산 비중이 44%에 이른다. 주로 펀드를 통한 주식간접투자 비중이 높은 것이다.
    시중에 갈 곳 몰라 하는 부동자금이 400조원이나 대기 중이란다. 우리 금융산업은 우리 손으로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의 자산구조가 미국처럼 선진화 돼야 한다.

      앞으로는 주식투자가 부동산 투자보다 수익이 좋을 날이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찾아온다. 우리도 적립식펀드 가입으로 건전한 장기투자 자본이 형성되어 국내자본 비중이 높아질때 우리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주권을 되찾아 올 수 있다. 적립식펀드 1인1통장 갖기 운동을 제안해 본다. 홍익희 KOTRA 경남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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