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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난세의 영웅

  • 기사입력 : 2006-12-27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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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덕은 삼황오제요. 공명은 하후상주라.
    춘추시대 영웅 다섯이 일어나 천하를 소란케 했으나. “오호라! 북망산도 황량하다. 전 사람이 가졌던 땅을 뒷사람이 차지했으니 용과 범 서로 싸운들 일러 무삼하리요.”(열국지)

    춘추전국시대 오백오십년 동안 중원천지를 어지럽힌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한 시대를 풍미하다 북망산(北邙山) 중국 팔대 왕조를 세웠던 낙양(洛陽) 북쪽 싸늘한 백골로 흩어진 공동묘지.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장구한 역사 속에 묻혀진 세상사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덧없음을 오백여년 역사가 몇 줄의 글로 함축했다고 보인다.

    제 아무리 명예가 높아도 하늘에 닿지 못하며. 아무리 재물이 많아도 천하를 다 가질 수 없으며. 아무리 천세 만세 외쳐도 채운 자는 없었다.
    일찍이 진(晋)나라 공자 중이(重耳)를 모시고 천하를 떠돌며 19년 동안 유랑생활을 한 개자추(介子椎)라는 사람은 허벅지 살을 베어다 굶주린 공자에게 바치며. 인고(忍苦)를 같이 했다.

    공자 중이가 갖은 고난 끝에 진나라 왕이 되자. 개자추는 초개와 같이 벼슬을 버리고 늙은 노모를 업고. 면산(綿山)에 들어가 버렸다.
    뒤늦게 진문공이 논공행상에서 개자추가 빠진 것을 알고. 면산으로 찾아가 불렀으나 나오지 않았다. 진문공은 고심 끝에 효심이 지극하니 개자추는 산에 불을 지르면 필시 어머니를 업고 나오리라 불을 질렀으나 끝내 나오지 않고 불에 타 죽었다.

    진문공은 애통한 마음으로 그 넋을 기리기 위하여 해마다 이날은 모든 집에 불을 피우지 못하게 하고 찬 음식을 먹게 하였는데 그날을 오늘날 한식(寒食)이라고 한다.
    이렇듯 군주는 덕(德)과 의(義)를 지켰고. 신하는 충(忠)과 효(孝)를 따랐기로 진문공이 춘추오패 중 한 사람으로 기록됐으리라.

    요즘 대선을 일년 남짓 남겨둔 시기에 뉴스채널마다 차기대권의 향배에 대해서 비교함은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너도 나도 사회경제 불안과 불확실한 미래를 살고 있음을 생각하기 때문일 것일까. 이러한 시국을 누가 리더하며 난국을 헤쳐 나가 민심을 안정시키고 실질적인 경제대국으로 도약시킬 것인가.

    대통령이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할지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다거나 국민이 필요치 않는 것을 준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지도자는 덕(德)으로 국민을 대하고 국민은 효(孝)로써 예(禮)를 지킨다면 어찌 옛 왕조와 현 정치가 다르다 하겠는가.

    국가 원수는 편향된 사고를 버려야 하고 측근을 내 몸같이 잘 관리하여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기억에 남아야 할 것이다. 국민도 대통령의 입장이 되어서 한 사람에게 짐을 지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조고각하(照顧脚下). 자기 자신의 발 아래를 돌아봐야 할 때다. 무자스님(창원 길상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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