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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블랙홀’ 서울을 우려한다 - 도운수 (경남신문 옴부즈맨)

  • 기사입력 : 2008-05-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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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도시는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을 위한 정책이며, 수도권의 심각한 과밀문제를 해소하면서 황폐화된 지방에 최소한의 희망을 심어 보고자 하는 사업으로 절대 중단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난 9일과 18일 전국 혁신도시(지구)협의회는 이와 같은 취지의 건의문을 이명박 대통령과 국토해양부에 건의했다고 한다. 혁신도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문제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정부가 방안을 마련하겠지만 서울의 집중화 현상 또한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인천, 경기도를 포함하는 수도권의 팽창과 비수도권의 위축에 따른 불균형이 가속화된다는 지적이다. 전체 인구의 49%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현실에서 서울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추진을 포함한 서울의 블랙홀화에 따른 심도 있는 논의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일전에 한 중앙지는 고속철도 KTX 운행 후의 전국 변화를 진단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던 취지와는 달리 KTX 운행은 지방으로의 분산이 아니라 오히려 서울의 쏠림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날마다 서울역 부근 회의실에서는 사업 설명회·강연회 등으로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병원은 지방의 환자들로 가득 찬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과 대형 상가도 전국의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고, 지방의 부유층은 고급 아파트도 구입한다는 것이다. 특히 학원가에는 주말마다 지방 학생들이 크게 붐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사람과 돈의 서울 쏠림 현상이다. 과거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지역신문은 이 같은 현상을 짚어 왔다.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화되고 있음이 문제이다.

    경남지역도 통영∼서울, 마산∼서울 간 고속도로와 밀양, 양산 등지의 KTX 이용 승객은 서울 나들이에 3∼4시간이면 족하다. 간단한 업무는 하루에 가능하다는 뜻이다. 개인적인 업무는 접어 두고라도 기업의 재정업무를 비롯한 대학, 대형 병원 등도 지방과 비교해 불합리하거나 불균형 상태이다. 이로 인해 지방경제는 더욱 위축되는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공장은 지방에 두고 자금 관리는 서울에서 이뤄진다. 유수한 대학과 병원들이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찾게 된다.

    사실상 수도권은 250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북적이는 데다 지방에서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포화상태의 서울을 더 이상 넘치게 해서는 곤란하다. 지역신문은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의 상대적 빈곤을 치유하는 방안을 이끌어야 한다.

    지방과 서울의 교통 개선은 지방에 득과 실을 동시에 안겨준 셈이다. 수도권의 인구와 경제를 지역에 분산시키기보다는 거꾸로 서울로 역류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곳이 지방의 공항이다. 90년 이후 엄청난 사업비를 들여 건설한 지방의 공항들은 아예 김포공항 간의 국내선을 폐지했거나, 승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시행착오와 불합리한 사업 시행으로 인해 많은 예산을 낭비하는 전철을 밟아서도 안 된다. 미래를 예측하는 획기적인 대안이 절실하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복잡한 서울을 찾지 않고 웰빙 할 수 있는 수준높은 분야별 발전대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지금 추세대로 서울은 블랙홀처럼 빨아만 들이고 지방은 몰려 가기에 급급하면 서울과 지방은 모두 불행할 뿐이다. 경남의 지역신문이 침체된 마산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듯이 서울의 팽창을 억제하고 지방을 살리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중점 추진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서울과 지방이 날로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국가 권역별 발전 전략에 부합하는 방안이 있기를 기대한다.

    도운수 경남신문 옴부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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