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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영어 고액사교육 열풍

  • 기사입력 : 2009-07-03 09: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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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일본에서는 연간 2만8천 달러(한화 약 3천560만원)가 들어가는 영어 집중 과정이 중.고교생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영어집중 과정은 '하버드 직행로(Route to Harvard)', 줄여서 '루트H(Route H)'로 불린다. 일본에서도 아주 비싼 수준이지만 학생들은 투자한 만큼의 보상이 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눈높이를 일본 국내 대학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의 명문학교에 맞춘 학생들을 위해 최근 몇 년 간 이 영어집중 과정 수백 곳이 전국에 걸쳐 문을 열었다.

       이 영어 집중과정에 다니는 한 고등학생은 "나는 강의를 수동적으로 듣는 일본의 교육시스템을 좋아하지않는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미국의 예일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대학들과는 달리 적극적인 토론과 독립적 사고를 중시하는 교육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연간 평균 25만엔(2만8천달러)을 받고 루트H 과정을 제공하는 일본의 교육 전문업체인 베네세의 후지이 마사노리 씨는 점점 더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같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은 고교생이나 그들의 학부모지만 중학생, 심지어는 초등학생들까지 외국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인 여력이 있는 아시아의 많은 가정이 이미 아이들을 해외로 보내 영어를 배우게 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인도나 중국, 한국에 비해 일본은 미국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적다.

       하지만 흐름이 바뀌고 있다. 새로운 학생 세대는 일본어 만으로의 교육이 국제적 교육 경쟁에서 그들을 뒤처지게 만들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작년에 모의 대학입학시험에 참여했던 1만명의 우수 고교생 중 5%가 예일, 프린스턴,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미국이나 영국의 명문대 진학을 희망했다.

       외국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수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오는 2011년부터 초등학교에 영어교육을 도입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아직 외국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학생 수가 많다고 얘기할 수 없지만 일본 대학들이 힘들이지 않고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시대는 끝났다. 수세적인 위치가 된 것이다.

       교토에 있는 리츠메이칸 대학의 카게야마 히데오 교수는 "일본의 대학들이 국제화 시대를 맞아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대학들이 인도나 중국 같은 아시아 국가의 인재를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교육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 어떻게 국내 교육을 개선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문화적 순수주의자들은 영어와 서구식 교육 열풍을 우려하고 있다. 소설가인 미즈무라 미나에는 최근 '일본어가 언제 사라질 것인가'라는 글에서 "국가적인 전략이 없는 영어교육 열풍은 일본어의 몰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이오 대학의 언어학 교수인 오츠 유키오는 "모든 일본인이 영어를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학문적 성취를 위해 좋은 학교를 찾아 영어를 쓰는 국가의 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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