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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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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대 오르는 佛 '일요일 영업금지'

의회 이번주 법안심사 착수..진통예상
"소비진작.일자리 창출" vs "휴식 희생 안돼"

  • 기사입력 : 2009-07-06 09: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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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일요일 영업금지가 이번 주에 의회에서 개혁의 수술대에 오른다.

       프랑스 하원은 7일부터 일요일 영업금지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 대해 본격 심사에 착수한다.

       프랑스의 노동법은 특수 관광지구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가게의 일요일 영업을 1년에 5일 이내로 제한하고 일요일에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일요일 영업금지 해제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취임 이래 역점 개혁과제로 추진해왔으나 야당과 종교계의 반발로 큰 진전을 보지 못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파리를 방문한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와 두 딸이 일요일에 프랑스 정부의 특별 배려 속에 쇼핑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요일 영업금지 해제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은 일요일에 쇼핑을 하고 싶어하는 미셸 여사와 두 딸을 위해 직접 고급 아동복 가게에 전화를 걸어 문을 열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떠난 뒤 "미셸 여사와 두 딸이 파리의 가게를 찾으려 할때 내가 전화를 걸어서 가게 문을 열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이냐"면서 "프랑스가 일요일에 가게를 열지 않는 나라라는 것을 누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미셸 여사와 두 딸은 지난달 노르망디 상륙작전 65주년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파리에 들렀다.

       법안을 발의한 집권 대중운동연합 소속 리샤르 말리에 의원은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우리만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고 있는 만큼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말리에 의원은 현재 적지 않은 가게들이 법을 어기고 과도한 벌금을 물면서 일요일에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일요일 영업금지가 해제되면 파리, 마르세유 등 대도시의 소매상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안이 통과되면 소비진작과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일요일에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고 맞벌이 부부의 요구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제1야당인 사회당 소속의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은 "일요일은 모든 시민들이 존중하는 휴식의 날로, 규제 철폐로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이런 규제개혁은 노동자의 개인 생활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사회당은 일요일 영업금지를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무려 3천500여건의 수정안을 제출, 심의를 지연시키는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또한 가톨릭 교회가 일요일 영업 허용에 크게 반발하고 있고 노동계도 일요일 영업이 소비지출을 촉진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반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의회의 법안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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