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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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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글로벌 위기를 이기는 힘, 지금부터 준비하자- 최철안(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 기사입력 : 2009-07-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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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신종플루로 인해 야심차게 준비한 월드콰이어 행사를 비롯한 국제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어 안타깝다. 감염자가 얼마나 되는지, 확산되지는 않을지 걱정이지만 무엇보다도 행사 관계자들의 상심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과 측은함이 앞선다. 그리고 생각하지 못한 악재로 실력 발휘도 한번 해보지 못하고 귀국길에 오른 세계 각국의 대회 참가자들은 또 어떨까? 참으로 안타깝다.

    그런데 이러한 안타까움은 신종플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가 글로벌화되면서 우리의 잘못도 아닌 전혀 다른 나라, 다른 곳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어이없게도 우리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지난해 하반기 들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금도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아직까지 우리 경제에 침울한 어둠을 드리우고 있다.

    좀 더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좀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노력해 왔던가. 그런데 전혀 낯선 곳에서의 금융위기가 지금 우리를 너무나 힘들게 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이 위기를 지나고 있다. 모두가 힘겨워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보다는 고통을 분담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만나게 되는 많은 사장님들은 ‘어찌 직원들을 내보낼 수 있느냐’며 서로 격려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을 볼 때, 가슴 깊은 곳에서 전해 오는 진한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치고 싶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서로를 믿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너나 할 것 없이 어렵다고만 하면, 투자를 망설이게 되고, 시장이 줄게 되고, 공장 가동률은 더 떨어지게 된다. 이럴수록 새로운 시장, 새로운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도전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이 끝난 세계 시장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때 새로운 시장을 먼저 선점할 수 있다면,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길은 모두가 어렵다는 지금 이 시기에 준비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아닐까 싶다. 서로 믿고 가능성 있는 기술, 가능성 있는 제품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얼마 전에 방문한 창원 남산동의 S기업은 종업원 15명, 그야말로 중소기업이었다. 그런데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눈 순간, 그리고 공장을 둘러본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회사의 주력 생산제품은 다이아몬드가 장착된 특수 드릴이었다. 그것을 가공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회사라고 한다. 동행한 부산대 교수는 세계 최고의 정밀기술을 보유한 스위스에서도 이러한 가공은 힘들 것이라고 하였다. 매출은 10억원이지만 이익률이 9%에 달한다고 하니 통상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4~5%인 것에 비하면 부가가치도 높았다. 그리고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오히려 전년보다 증가하고 있다고 하였다. 거대한 드릴 시장에서 정말로 중소기업만이 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그 기술력이 세계 최고를 유지하고 있으니 금융위기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만 들리는 듯했다. 사장님은 지금 밀려드는 주문도 다 처리 못하고 있지만 보다 더 정밀하고, 보다 더 수명이 오래가는 새로운 드릴을 개발하기 위해 또다른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노력과 투자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글로벌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이 승승장구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는 힘,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 지금 시작한다면 새로운 시장은 우리의 차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S기업과 같은 중소기업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확신한다. 서로를 믿고 지금 시작해 보자. 그리고 어려운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많은 중소기업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최철안(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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