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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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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지금의 어려움을 의미 있는 추억으로 남기려면- 이기우(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 기사입력 : 2009-09-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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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와 -2.2%, 모두 우리 경제의 성적표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2.6%,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라는 것이다. 전기 대비로 본다면 2분기 연속 성장으로 장기침체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3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으로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는 없다는 해석이다. 즉, 침체국면에서는 나왔으나, 앞으로 경기상승이 얼마나 가속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수치이다.

    지금의 경제상황을 지표를 통해 평가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수출이 GDP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 상황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우리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일부에서는 유동성 흡수 등 통화정책의 변화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OECD 등 국제기구에서도 세계 각국이 출구전략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기하고 있으나, 정부에서는 경기회복이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행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업의 구조조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올해와 같은 규모의 중소기업 자금지원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없는 상황 하에서는 우리 중소기업들도 이에 맞춘 전략 수립이 필요하게 되었다.

    중소기업 정책 또한 경제 예측의 어려움 등으로 효율적으로 추진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훗날 오늘의 이 시기가 의미 있는 전환점이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왜냐하면, 그동안의 과감한 유동성 지원과 팽창 재정정책 등이 급격한 성장률 하락을 억지하는 데 기여하였으나, 이러한 마중물이 민간부문을 크게 자극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는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8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던 소비재 판매는 최근 플러스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기세가 세지 않은 등 투자와 소비 등 내수위축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다. 게다가 세계경제가 아직 불확실하여 환율상승 등 우호적인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우리의 수출이 현재처럼 국내경제를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진한 내수를 진작시켜 고용시장의 불안정을 진정시키는 정책을 보다 구체화하면서 지속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는 기업 여신규모에 맞춰 올 11월까지 세 번에 걸쳐 신용평가를 실시하여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한 점이다. 경제체질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경쟁과 창의를 기반으로 기업의 퇴출과 탄생이 조화롭게 지속되어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중소기업들도 구조조정을 실패로 보지 말고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즉, 팔릴 수 있는 자산 등을 팔아 필요한 부분에 투자하는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제때에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면 일보 전진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자산인수, M&A 등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여 거래 활성화를 꾀할 예정으로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들이 올해의 마이너스 성장을 극복하고 국내외 기관들의 예측처럼 내년도 플러스 성장을 통해 제대로 된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경쟁력 제고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경쟁력은 재무, 기술, 생산, 마케팅 등 모든 부문을 적절히 융합한 전략으로 실행할 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앞서 언급한 구조조정 등을 지렛대 삼아서라도 내일을 위한 투자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즉, 투자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이기우(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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