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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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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청문회 유감- 황우성(GM대우 창원사업본부장)

  • 기사입력 : 2009-09-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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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미래다.’

    ‘기업의 성장은 무엇으로 가능할까요? 10년 성장은 기술과 시스템으로 가능하지만, 100년 성장은 ‘사람’을 통해 가능합니다.’

    이는 어느 기업의 지면광고 문구로 소개된 글이다.

    요즘 한창 새로 인선된 각료들의 국회 청문회 방송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점은 과연 창조적 리더십, 비전과 꿈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 국리민복을 추구할 수 있는 애국적 열정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새로운 인재를 선별해 내는 과정인가 하는 의구심이 부쩍 든다.

    마치 우리 편 아니면 다른 편, 내 편이면 무조건 감싸고 다른 편이면 마녀사냥식의 흠집내기를 일관하는 듯한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며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원래의 청문회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흠결만을 부각시키려는 무한질주 궤도열차를 보는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도덕적 윤리적인 면이나 리더십으로서의 부적절한 과거의 처신이 자연스럽게 선출의 잣대가 되어야 하겠고, 또 무결점의 완벽한 우리들의 영웅이 나타나길 학수고대하는 민초들의 염원이 현실로 되는 인재 발탁이 이상적이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잣대 내에 들어오는 인재를 선택해서, 그 선택이 잘못되어 후회막급을 초래하는 실패를 거듭하면 안 된다는 점이 간과되면 안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민족의 지도자라는 호칭을 받을 만한 신념과 열정, 올바른 국가관과 민족관을 바탕으로 오일삼성(吾日三省 : 하루에 세 번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은 누구나 성인(聖人)이 될 수 있다던 공자님 말씀처럼 잘못을 깨달으면 즉시 반성하고, 고칠 줄 알고, 잘된 일은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즉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에서 승리한 인재를 뽑아낼 줄 아는 청문관들의 모습을 보여주면 얼마나 민족과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기대해 본다.

    이러다 청문관 자격 심사 후 유자격 청문관만 청문회에 참가시켜야 한다는 민초들의 요구가 거세게 빗발칠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이젠 인사청문회도 그 프로세스와 관점을 달리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나라처럼 훈련되고 교육된 능력 있는 인재들이 많은 나라도 없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보석과도 같은 인재들을 상시 발탁하여 인재풀을 만들고 미리 검증해서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우리만의 인명사전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데 조직을 운용함에 있어서 적재적소의 원칙이 잘못 운영된다면 인재(人財 : 보배로운 존재), 인재(人材 : 동량이 될 재목감), 인재(人在 : 그저 일하는 데 필요한 인력), 인재(人災 : 일을 그르치거나 저해하는 사람)의 혼란이 초래되어 더 많은 부작용의 짐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우리는 한시바삐 이분법의 착각으로부터 벗어나 이해, 배려, 화합의 슬기로운 정체성 확립을 위해 사심을 버려야 할 때라고 본다.

    대의를 앞세운 슬기로운 리더십을 옹립해서 이 혼란스러운 정국을 타파해야만 진정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구호가 제대로 빛을 발휘하게 되고, 많이 피폐해진 민심과 경제 살리기에 부합되는 정책들이 실천되어 진정 복받은 국가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백년대계를 위해 인재를 발탁하려는 청문회가 되려면 당리당략을 위한 청문관의 태도를 떠나서 진정한 리더십의 옥석을 가리는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아름다운 청문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자칫 잘못해서 이런 무지막지하고 무례한 통과의례 절차가 싫어서 진정한 인재들이 세상의 지도자로 나오길 꺼려하는 청문회가 된다면 참 큰일이겠다 싶다.

    황우성(GM대우 창원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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