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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창원의 미래를 이끌어 갈 중소기업은?- 이기우(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 기사입력 : 2009-11-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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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세계경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IMF 경험이 있는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고비를 넘기며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경제관련 지표들이 말해 주듯 정부의 선제적인 경기회복 정책 등으로 우리 경제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기업체의 가동률도 상승하면서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올 9월 기준으로 중소기업 가동률이 71.1%로 작년 동월 수치인 68.9%를 상회하여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올 8월 기준 창원국가산업단지 가동률은 76.7%로 전국 평균 82.2%를 밑돌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국가 주도의 산업화 시기에 창원 경제는 국내 대표적 대기업의 생산공장과 그 협력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오랜 기간 호황기를 구가했지만, 지금은 세계적 경기하강과 무한경쟁시대의 도래로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력과 활동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의 명성과 달리 주춤거리는 창원지역 산업은 무엇이 문제일까?

    이는 창원지역 주력산업이 기계·운송부품 등 중공업 위주의 장치산업이어서 납기 기간이 길어 경기 침체와 회복에 대한 반응이 다른 산업에 비해 늦은 산업적 특성이 원인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대기업에 기계 및 운송장비 부품 등을 가공 또는 조립하여 납품하는 생산기술로 영위하는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핵심기술이 없는 가공조립 기술만으로는 급변하는 세계경제 환경 적응은 물론, 고부가가치 전략산업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생산 위주의 산업에서 벗어나 지식과 연계한 지식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침체된 창원 경제를 살리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지식경제 시대인 오늘날에는 첨단기술 및 기술집약 산업으로의 전환을 통한 고부가가치화만이 생존을 넘어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즉, 도면을 받아 가공, 조립에 의한 생산에 치중하는 기술 수준에서 벗어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고유기술 개발, 지속적인 투자와 원가절감만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중국 등 신흥개발 국가들은 고성장을 하며 세계경제의 많은 부분을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우리 대기업들은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 신흥개발 국가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갈 것이고,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거나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제품 이외에는 현지에서 생산·구매를 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한 중소기업의 도태는 실업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다. 더 이상 국내 대기업과의 협력관계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으며, 자체 경쟁력과 독자적인 기술 없이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협력업체일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그 자체로도 자생력과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은 생산기술 고도화와 함께 교육훈련을 통한 직원들의 혁신역량 강화도 필요하다. 자금력·연구개발 인프라 등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대학, 연구기관, 지자체 등과의 파트너십 형성을 통한 산학연 연계지원도 절실하다.

    이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경상남도, 재료연구소, KAI, 경남테크노파크, 창원대학교 등 경남지역 11개 기관과 중소기업 기술이전, 지역특화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대학·연구소에서 개발한 우수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개발기술사업화자금과 연계하여 지원함으로써 경남 소재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적극 도울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문제는 지역적·시간적 경계를 넘어 남의 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 이상 주저하지도 늦추지도 말아야 할 당면 과제인 것이다. 과거 성과와 현재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한층 발전된 창원의 모습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

    이기우(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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