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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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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 진은영

  • 기사입력 : 2009-1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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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필리아- 진은영

    모든 사랑은 익사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흰 종이배처럼

    붉은 물 위를 흘러가며

    나는 그것을 배웠다

     

    해변으로 떠내려 간 심장들이

    뜨거운 모래 위에 부드러운 점자로 솟아난다

    어느 눈 먼 자의 젖은 손가락을 위해

     

    텅 빈 강바닥을 서성이던 사람들이

    내게로 와서 먹을 것을 사 간다

    유리와 밀을 절반씩 빻아 만든 빵

     

    ☞ 겨울바다에 가면 바람이 ‘뼈다귀’ 같다. 그러니까 번쩍, 몸 바깥에 정신이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겨울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뼈아픈’ 사랑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거다. 오필리아는 사랑의 대명사다. 다른 행성의 위성들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이름을 땄지만 천왕성의 위성은 대부분 W.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오필리아는 W.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서 햄릿이 가장 사랑한 여인이며 재상(宰相) 폴로니우스의 딸이다. 한번쯤은 생각해야겠다. 그러니까, 몸 바깥에 사랑을 두지 말아야겠다고, 사랑한다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겠다고…, 진은영의 말이다. -김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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