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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경남의 기업이여, 백호(白虎)의 기상(氣像)으로- 최충경(창원상공회의소 회장)

  • 기사입력 : 2010-0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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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아침이다. 해마다 맞는 새해 아침이지만 올해는 더 한층 무겁고 힘찬 기운이 교차한다. 살아온 해보다 살아갈 해가 점점 더 빨라지는 가슴 한편의 묵직함이 가중된다. 또 한편으로는 경인년(庚寅年) 호랑이, 그것도 60년 만에 찾아왔다는 백호(白虎)의 해라 그런지 새로운 힘이 솟는다.

    60년 전 1950년. 올해는 한국전쟁이 환갑을 맞는 해이다. 6·25, 3·15, 4·19, 5·16, 경제개발계획, 중화학공업 육성, 새마을운동, 오일쇼크, 군부독재, 산업화, 민주화, 88올림픽, IMF, 2002월드컵, 세계금융위기…, 세계 10대 경제대국. 전쟁의 참상과 폐허 위에서 태어나 보릿고개를 넘고, 샐러리맨을 거쳐 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면서 이 땅의 60년 역사와 함께한 한 개인으로서 보는 지금의 한국. 눈부시고 감격스럽다.

    전쟁 이후 장충체육관 설계를 필리핀인들에게 맡겨야 했고,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원조를 받았던 나라가 한국이었다. 바로 그 나라가 세계경제 10대 강국으로 우뚝 섰으니 우리가 사는 이 땅, 대한민국 너무나 자랑스럽지 않은가? 어디서 나올까. 한국의 힘은. 늘 궁금하다. 월드컵 붉은 악마, IMF 금 모으기 운동,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배우고 싶어 하는 교육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가 없다는 CEO 조찬 모임에서 보는 기업인의 학구열…. 우리의 힘과 저력은 무궁무진하며 위기를 만나면 더 더욱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60년 우리 경제가 운명으로 예정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만들어 왔듯이 미래 60년의 운명 또한 다가올 환경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미래 우리 경제 60년의 첫 출발점에 선 새해 아침, 우리 경제 주체들에게 기업인으로서 몇 가지 바람을 호소해 본다.

    우선 기업인은 공장부지, 건물 등 하드웨어가 강한 기업보다는 세계시장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강소 기업을 만드는 데 진력했으면 한다. 과감한 혁신과 창의적 도전, 직원복지 등 기업 내실을 다지면서 한 우물을 깊게 파고 끝까지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하겠다. 근로자는 이제 상생의 열린 마음으로 파이 키우기에 우선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행여라도 줄어드는 파이를 놓고 누가 먼저 가져 갈 것인가를 씨름하는 제로섬 게임에 힘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한국 기업은 투명경영, 분배, 민주적 경영면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음을 우리 근로자도 인식해야 한다. 새해에는 노사가 다른 점은 잠시 뒤로 미루고, 같은 공통분모를 더욱 확대해 나가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정신을 함께 발휘하면 참으로 좋겠다.

    기업은 규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앙과 지방정부도 뒤에서 기업이 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과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마련해 주는 데 온 행정력을 쏟아 주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가 기업이 안고 있는 다양성을 수용해 주는 톨레랑스(Tolerance)를 가져 주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는 한국경제에 지난 시절 그러했듯 우리 경남이 다시 한번 앞장서기를 희망해 본다. 창원기계공단, 마산자유무역지역, 거제와 진해의 조선단지를 비롯 경남의 곳곳에서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대응하며 나라 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우리 경남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를 도맡아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해외 담수설비, 각종 선박과 자동차 관련 제품, 에어컨, 휴대폰을 비롯하여 수많은 세계 최고 제품이 우리 경남에서 생산, 전 세계로 쭉쭉 뻗어 나가고 있다.

    ‘한국의 미(美)’ 저자 오주석 선생은 단원 김홍도가 그린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의 호랑이가 세계에서 가장 잘 그린 호랑이라고 단언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제품,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업이 대한민국 경남에서 호랑이의 힘찬 기상처럼 넘쳐나기를 경인년 새해 아침에 간절히 기도해 본다.

    최충경(창원상공회의소 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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