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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서비스산업에 보다 많은 관심 기울여야- 전지영(한국은행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0-01-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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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경남경제를 돌아보면 조선사의 수주 가뭄과 구조조정 등 일부 부문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세계경제 침체 및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 등의 악재를 딛고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한 해였다고 자평하고 싶다.

    올해도 경남경제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소비 및 투자심리 개선에 힘입어 순조롭게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선진국 경제의 재침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재연,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 가능성 등 여러 위험요소가 잠재해 있어 결코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특히 고용사정은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의 인력수요 증가에도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관련, 필자는 경제회복세를 굳건히 하고 범정부적인 일자리 창출 노력에 부응하며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경남경제가 보다 균형 잡힌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경남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온 제조업의 발전을 도우면서 한편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인 서비스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남은 그동안 국내 산업구조의 고도화에도 서비스화의 진전이 미진했다. 2008년 현재 산업별 생산을 보면 전국은 서비스업 비중이 60.5%로 제조업 27.8%의 배 이상인 데 반해, 경남은 서비스업 비중이 41.0%에 그쳐 제조업 45.3%에 하회하고 그 추세도 2007년 이후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01∼08년 중 도내 서비스산업의 연평균 성장률도 4.4%로 제조업의 4.9%보다 낮았다. 도내 서비스산업은 공공행정·국방, 보건복지 등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사회서비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미용·세탁업 등 영세한 전통 서비스업에 생산 및 고용이 집중되어 있다. 또한 서비스업이 산업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데다 고객수요 창출 노력이 강하지 않아 일인당 매출액이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등 생산성이 낮은 실정이다. 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 법무, 회계, 연구개발(R&D), 정보처리, 경영컨설팅 등 고부가가치의 사업서비스 분야는 발전이 매우 저조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은 제조업보다 부가가치 및 취업 유발계수가 높은 데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사회구조의 급속한 변화로 향후 10년간은 보건·의료 등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우리 경제의 생산 및 고용 확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취약한 도내 서비스산업은 개발의 여지가 매우 크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집중적인 육성이 매우 긴요함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경남도가 할 수 있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떠오르는 것으로 현재 많은 사람이 종사하고 있는 영세 자영업의 현대화와 전문화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 재래시장 주변에 지자체가 주차장을 설치해줄 수 있으며, 이들 업종 종사자들에게 영업노하우 전수, 경영자문, 종업원 교육 등의 각종 지원서비스를 정부가 무상으로 제공할 수도 있겠다. 또한 고령화와 퇴직자 증가에 대비해 오락·문화 및 휴양·레저 산업을 지원하고 정부의 남해안 선벨트 계획,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에 발맞추어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도 고유의 문화관광산업을 적극 발굴, 육성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가 대규모의 각종 공연문화시설을 건립·운영 중인데 이들 시설에서 더 많은 전문가를 고용하고 전시공연을 획기적으로 늘림으로써 문화예술 분야의 활성화도 꾀할 수 있겠다. 또한 정부의 혁신도시 사업, 거대 통합시 출범 등과 연계해 상대적으로 발달이 저조한 금융·보험, 정보·통신, 의료 분야 서비스의 도내 유치 노력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

    아울러 각종 행정규제 완화, 재정 및 금융지원 강화 등을 통한 정부와 지자체의 서비스산업 지원은 창업을 자극하고 종사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새해 새아침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처럼 올해는 경남경제가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의 조화로운 발전으로 활활 타오르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전지영(한국은행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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