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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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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폭포- 조운

  • 기사입력 : 2010-03-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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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몇 생(生)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劫)이나 전화(轉化)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 금강에 물이 되나!

    샘도 강(江)도 바다도 말고 옥류(玉流) 수렴(水簾) 진주담(眞珠潭)과 만폭동(萬瀑洞) 다 고만 두고 구름 비 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 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연주팔담(連珠八潭) 함께 흘러

    구룡연(九龍淵) 천척절애(千尺絶崖)에 한번 굴러 보느냐.

    ☞ 금강산을 소재로 하는 노래, 그림, 시가 많지만 ‘구룡폭포’만큼 금강의 청징(淸澄)함을 갈파한 시가 또 있을까? 사설시조의 속도감과 활달한 언어 구사로 하여 구룡연 천척절애에 굴러 떨어지는 물소리의 장엄함에 압도되는 듯하다.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이나 전화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 금강에 물이 되나!”라고 읊조린 시인의 마음 또한 얼마나 맑고 청량한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가늠하기 어려우리만큼 금강의 물은 깨끗하다. 그 깨끗함을 아는 명징한 마음을 지닌 시인이기에 가능하다. 물은 만물의 근원이고, 생명의 원천이다. 천척절애의 역동적인 공간은 천상과 지상을 이어 주는 거리이며, 그곳에 굴러떨어져 비로소 금강의 신비로운 물이 되고자 하는 정갈한 마음자리를 읽을 수 있다. 그러한 물을 장막으로 가로막아 놓고 보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 금강의 물처럼 그들의 마음이 정화되는 새날을 염원하는 것은 무리일까? -김연동(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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