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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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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폭포운(飛龍瀑布韻)- 박재삼

  • 기사입력 : 2010-04-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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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의 소리가 이제

    땅의 소리로 화해도

    설악산(雪嶽山) 비룡폭포(飛龍瀑布)는

    반은 아직 하늘의 것

    어둘 녘 결국 밤하늘에

    내맡기고 내려왔네.

    ☞ 조운이 금강산 ‘구룡폭포’의 맑고 깨끗한 물이 지닌 절대 순수 정신을 그려내는데 성공을 거두었다면, 박재삼은 ‘비룡폭포운(飛龍瀑布韻)’으로 설악의 하늘과 땅 사이에 드리운 폭포의 미학을 그리는데 성공하였다.

    비룡폭포는 하늘과 땅의 거리를 이어주는 것임을 발견한 시인은 ‘하늘의 소리가 이제/ 땅의 소리로 화해도’ ‘반은 아직 하늘의 것’이라고 읊었다. 하늘의 속성인 비범과 초월을 인간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세계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세속인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은 부분일 뿐, 하늘이 내리는 무궁한 소리를 어찌 인간이 다 들을 수 있다는 말인가? 시인의 무념과 무욕, 무소유의 마음자리를 읽을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진폭이 큰 행간의 미학이 숨겨져 있다.

    박재삼은 김소월, 서정주의 맥을 잇는 한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시인이다. 삼천포에서 성장한 그는 1953년<문예 designtimesp=27137>에 시조 ‘강물에서’와 1955년 <현대문학 designtimesp=27138>에 시조 ‘섭리’가 각각 추천되었고, 같은 해 자유시 ‘정적’으로 문단에 나와 시조와 시를 넘나든 대표적인 시인이라 하겠다. 박재삼의 시에 가락이 잘 살아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필자는 우리 시사에서 사랑시의 걸작을 꼽으라면 박재삼의 시조 ‘내 사랑은’이라는 데 변함이 없다. -김연동(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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