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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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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깃발 세우기- 진종열((주)대동이엔씨 관리인)

  • 기사입력 : 2010-05-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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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가 급변하면서 리더의 의미도 많이 변했다. 조직 내에서 통일을 꾀하고 구성원의 행동양식을 제공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 제시를 한다는 면에서는 역할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조직과 구성원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변했고, 다양해지기까지 했다. 과거의 권위적이고, 수직·상하관계만 중요시했던 권력적 리더십은 급변하는 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구식이 되었다.

    오늘날 기업은 시시때때로 바뀌는 환경에 적응해야만 생존할 수 있고 변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지금 우리는 어떤 리더를 필요로 하는가. 과거의 믿음을 지키며, 현재와 발맞출 줄 알고, 미래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Harold J. Seymour)이지 않을까.

    물론 한 조직을 이끌어 나갈 권력과 1차적 리더십은 충분조건이긴 하나 필요조건까지는 될 수 없다.

    불확실성이 강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동적이고, 커뮤니티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까다로운 절차나 불필요한 서류 꾸밈과 같은 Red-tape(번문욕례) 대신,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지도자와 조직구성원 간의 유대관계를 형성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하나의 공동체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핵심은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외부적으로든 내부적으로든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면 조직의 지도자의 역량이 발휘된다.

    극한 상황에 처한 두 지도자가 있는데 이는, 남극점 최초 정복을 꿈꾼 스콧과 남극대륙 횡단에 나선 섀클턴이다. 이들은 탐험의 취지는 동일했지만, 정반대의 운명을 맞이했다. 스콧은 군인정신을 바탕으로 군대식 위계질서를 조직위에 통솔력을 추구했고, 섀클턴은 평등한 조건을 유지하며 직접 솔선수범을 했으며 대원 개개인의 성격 등을 완벽히 파악했다.

    결과는 마지막 순간까지 영국신사의 자존심을 지킨 스콧 일행은 9개월 만에 전원 사망, 얼음 속에 갇혔음에도 파티를 즐길 줄 안 섀클턴 일행은 약 1년7개월이 지났음에도 27명 모두 살아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을 패배자로 규정하지 않는다. 각자 다른 형태의 리더십을 발휘했을 뿐이다.

    우리가 섀클턴을 오래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보여준 말보다는 행동, 철저한 자기관리, 긍정적 마인드로 무장한 평등한 팀 체제, 그리고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것이 오늘날 우리 리더에게 필요한 자격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이 부도가 나면, 본사뿐만 아니라 그에 연관된 협력업체, 투자자 등 구성원이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경우, 심각한 죄수의 딜레마가 나타난다. 협력해서 난관을 헤치고 나가겠단 마음이 없는 한 눈앞의 단기 이익을 챙기려는 이기주의가 결국은 전체를 늪에 빠뜨릴 수가 있다.

    스콧 일행이 전멸한 원인도 이와 비슷하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라는 말처럼, 제로섬 게임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비제로섬 게임을 해야 할 상황에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의 능력이 필요하고, 이는 위기상황 시 두드러진다.

    섀클턴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팀 메시지를 끊임없이 상기시켜주고, 리더가 먼저 상징적 행동을 함으로써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돌격하라”보다는 “나를 따르라”라는 말이 시각적으로 함께임을 깨닫게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기업조직 내에 머물 것이 아니라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과 지역민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 지역 내 기업은 그 지역 내에서 기반을 튼튼히 해야 한다. 서로 윈-윈(win-win)전략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건 당연지사다.

    어려운 시기에 대동은 공공기관, 협력업체, 지역민에게 너무나 큰 은혜를 입었다. 정상화를 꾀할 기회를 얻은 만큼 이제는 되돌려 줄 차례가 왔다. 목표를 세우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하면 말을 하게 되며, 말은 행동을 불러와 실행하고 만들고 반드시 원하는 바는 이뤄지게 한다. 지금 이 희망의 목표가 있는 정상으로 깃발을 세우러 가려 한다.

    진종열((주)대동이엔씨 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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