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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화이부동 동이불화(和而不同 同而不和)- 최충경(창원상공회의소 회장·경남스틸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0-05-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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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최초로 3개 시가 통합한 국내 최대 규모의 지방자치단체인 통합 창원시 출범을 앞두고 있다. 6·2지방선거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시점에 다수 시민들의 우려 속에 통합시 청사 위치가 슬그머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메가시티의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서 좀 더 대범하게, 멀리 내다볼 것을 제안한다.

    논어 ‘자로’편에 보면 ‘화이부동 동이불화(和而不同 同而不和)’란 구절이 나온다. 군자는 서로 다르지만 각기 다름을 인정하며 화합하고, 소인은 서로 같은 듯 무리를 짓지만 어울리지 못한다는 말이다.

    성공적인 메가시티의 출범을 앞두고 마음 속에 되새겨볼 구절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경 없는 무한경쟁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1+1=2’로 살아서는 안 된다. 그 답이 ‘4, 5’ 또는 ‘그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통합을 논의하면서 모두가 그렇게 주장해 오지 않았던가. 통합 ‘1+1+1’의 값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화합하고 협력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통합 시청사 문제에 매달려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해서는 안 된다. 통합 시청사 문제는 통준위에서 결정한 방안을 따르면 된다. 시민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통준위 결정 사항에 대해 압박하는 것은 시민들의 의견을 번복시키는 것과 같고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이다.

    메가시티 출범으로 얻어질 단위생산량의 증대, 원가절감을 통한 규모의 경제 등 시너지 효과의 평범한 진리를 생각한다면 ‘화이부동 동이불화’야말로 옛 성현의 말씀만이 아닌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명심해야 할 지고지순의 논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서로 합치면서 ‘윈-윈’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통합되는 3개 시에는 저마다 고유한, 차별화된 경쟁력들을 지니고 있어 적절하게 융합하고 화합한다면 상생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마산은 아름다운 해안선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학교, 3·15의거, 민주화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의 도시이자 역사의 도시이며, 진해는 군사도시로, 동북아 비즈니스의 전진기지인 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있어, 국제 물류유통, 첨단산업 및 국제업무, 여가·휴양을 위한 기반 조성이 잘 갖추어진 국제해양도시이다.

    그리고 창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기계산업도시이며 환경수도이다. 거기에다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2009년 세계일류상품 중 28개 품목이 생산되는 등 명실상부한 세계일류상품의 수출전진기지이며, 첨단산업도시로서의 경쟁력을 보유한 대한민국 중추도시이다.

    이러한 기반 위에 소프트웨어를 깔아보자. 전통의 도시 마산에는 특목고 유치 와 메이저급 대학병원 분원 설치, 도시형 순환열차 설치 등을 통해 문화·예술, 교육·과학이 살아 숨 쉬는 문화도시로 만들 수 있다. 천혜의 군항인 진해는 해양·물류, 군사, 글로벌 자유경제구역으로 특화하여 해양글로벌 도시로 만들면 어떨까?

    또 창원은 환경, R&D, 고부가가치 생산기지로 특화시킴으로써 환경수도, 첨단 지식산업도시로 만들어가야 하겠다.

    통합 창원시는 인구 108만명, 면적 737.01㎢의 규모로 하드웨어가 잘 갖추어져 있으므로, 이제는 3개 시의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충실하게 발전시킴으로써 질적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만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메가시티 건설을 앞두고, ‘동이불화’해서는 안 될 것이며, 세계 중심도시로 성장시킨다는 큰 목표를 가진 선진 시민의식으로 무장해야 하겠다.

    이제 우리 3개 시는 다시 한번 한 뿌리의 역사를 엮어갈 수 있게 되었다. 각 시의 특화된 장점을 살려 최고의 메가시티 건설을 위해 희망을 가득 실은 에너지 버스를 출발시키려 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분열을 초래하여 대의를 거스르는 에너지 뱀파이어가 되어서는 안된다.

    통합시의 주체로서 급변하는 세상을 직시하고, 과거파·현실안주파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파가 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최충경(창원상공회의소 회장·경남스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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