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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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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의시대(강준만이 전하는 대한민국 멘토들의 이야기)

한국 사회는 왜 멘토를 원할까

  • 기사입력 : 2012-06-0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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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로이를 정복하러 떠나는 이타이카 왕국의 오디세우스 왕은 아들과 가족을 친구에게 맡긴다. 전쟁이 끝나고도 10년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오디세우스를 위해 이 친구는 왕자인 텔레마코스를 현명한 군주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어려운 고비마다 현명한 지혜를 주고 용기를 준다. 이 친구의 이름이 ‘멘토’다.

    신뢰를 갖고 사람의 인생을 지혜롭게 이끌어주는 사람인 멘토는 우리 시대가 절실히 요구하지만 그리 많지 않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을 걷듯, 우리 앞에는 불투명한 것들만 놓여 있다. 학생들은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젊은이들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이들에게 등대가 되어줄 멘토는 과연 누구인가. 또 한국 사회는 왜 멘토를 갈망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져본다.

    강준만 교수가 안철수 김제동 공지영 문재인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멘토로 인정받는 인물 열두 명을 모델로 멘토의 유형을 알아보고 멘토 열풍의 원인을 찾아본다. 기업을 창업하고 교수로서 안철수를 끊임없이 대통령 후보군으로 올려놓는 이유, ‘나는 꼼수다’ 열풍의 김어준 딴지그룹 회장, 트위터 논란의 공지영과 이외수, 이익공유제론의 박경철, 김제동의 웃음과 상처의 의미 등이다. 왜 이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멘토가 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탐색하면서 의미를 분석한다.

    안철수 교수를 예로 들어보자. 디지털 시대의 하이테크가 남긴 하이터치 욕구가 청춘 콘서트로 대변되는 새로운 유형의 멘토링을 성장시킨 동력이라고 강 교수는 주장한다.

    ‘영혼이라도 팔아 취직하고 싶다’고 절규하는 청춘에게 진보-보수의 구분은 무의미하고 일관되게 청춘을 위로하며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안철수야말로 가장 진보적인 정치인으로 여겨진다.

    강 교수는 이 밖에도 문재인에 대해서는 인격 품위형이라고 규정하고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며 ‘노무현을 위하여’ 프레임과 그에 따른 자기 성찰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향후 정치판에서 자신의 자산인 인격·품위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가 그의 숙제라고 말한다.

    박원순에 대해서는 순교형 멘토로 ‘그가 가면 길이된다’ 했고, 문성근은 선지자형 멘토로 ‘100만 송이 국민의 명령을 위하여’, 박경철은 관리자형 멘토로 ‘시골의사의 자기혁명’이라고 규정했다.

    강 교수는 ‘멘토의 제도화’를 주장한다. 이유는 멘토에겐 위로와 배려라고 하는 인간미가 있는데, 제도에 그런 인간미를 접목해보자는 것이다.

    그는 끝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이분법적 사고의 틀을 깨자고 제안한다.

    (강준만 저/인물과사상사/1만4000원)


    김용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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