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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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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밀양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찾아서- 강경구(굿모닝요양병원장·문화유산답사가)

3대 명루 영남루·천연기념물 만어산암괴류 등 유적 많아

  • 기사입력 : 2013-01-1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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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겨울은 유난히도 추워 우리 지방에서 보기 어려운 눈 덮인 산야, 빙판의 국도, 얼어붙은 개천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밀양은 경남 동북부에 있는 소도시로 1390년부터 밀양이라는 지명이 되었습니다. 밀양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국보는 제75호 표충사청동함은향완 1점, 보물은 제147호 밀양 영남루 등 7점, 천연기념물은 제224호 밀양 남명리의 얼음골 등 2점, 중요 민속 문화재로는 제29호 사명대사의 금란가사와 장삼 1점 등이 있으며 의외로 불교유적이 많습니다.

    보물 제147호인 영남루는 밀양시 내일동 밀양강변에 위치하고 있는데 조선시대 때부터 진주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명루로 일컬어 왔습니다. 조선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목조 건물로 본루를 기점으로 좌측에는 능파각을, 우측에는 침류각을 익루로 거느리고 정면 5칸, 측면 4칸의 2층 다락형으로 외형적으로 웅장한 기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남루는 낙동강의 지류인 밀양강변 절벽 위에 위치하며 그 경관이 수려하며 특이한 내부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영남루를 휘감아 돌아 광활하게 펼쳐지며 밀양강을 끌어안은 풍광은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관리인도 있는 것 같은데 낙엽 쓰레기가 영남루 주변에 뒹굴고 있고 더구나 누각 안에는 소주병을 옆에 끼고 술에 취해 있는 몰지각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 위대하고 성스러운 문화유산에 모독을 가하는 행동이 서슴없이 벌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보물 제312호인 소태리 오층석탑은 청도면 소태리 1138에 있는데 밀양시에서 경북 청도읍으로 가지 말고 청도면의 이정표를 보고 계속 큰길로 가면 큰길가에 소태리 오층석탑 안내판이 나옵니다. 이 5층석탑은 고려시대(1109)에 지금은 없어졌지만 금당과 같이 조성한 것으로, 3층 석탑이 주종을 이루는 보물들 중 귀하게 보는 5층 석탑입니다. 이 귀중한 보물의 낮은 철책 안은 잡초가 무성하고 청소도 몇 개월이나 안했는지 탑신의 곳곳에 잡초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삼랑진읍에서 삼랑진역을 지나 만어산 방향으로 가면 만어산 중턱에 유서 깊은 만어사가 있습니다. 만어사로 가는 길은 입구에서 1.5km가량은 좁고 비포장도로로 길이 좋지 않습니다. 대웅전, 미륵전, 삼성각, 요사채, 객사가 있으며 보물 제466호로 지정된 3층 석탑이 있고 미륵전 밑에는 고기들이 변하여 돌로 되었다는 만어석이 깔려 있습니다. 두드릴 때마다 맑은 소리가 나서 종석이라고 하며 이는 만어산암괴류로 천연기념물 제520호입니다.

    미륵전 불상에는 많은 분들이 동전을 끼우지 말라는 경고가 있음에도 동전을 수없이 끼워놓아 문화유산에 먹칠을 가하는 어리석음을 볼 수 있습니다.

    밀양시에서 동북쪽으로 27km 떨어진 단장면 구천리 재약산의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승속을 초월하여 국난 극복에 앞장섰던 당대의 고승 사명당 송운대사의 비상한 법력과 호국불교의 충혼이 서린 역사적 명찰입니다. 표충사 경내에는 사명당의 사당인 표충사(表忠祠)와 유물 기념관이 있어 그의 거룩하고 장엄했던 생애를 읽어주고 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 제175호 표충사청동함은향완 1점, 보물로는 보물 제467호 표충사 삼층석탑 1점 등이 있습니다. 표충사의 가랍 매치는 특이한 양상을 나타내는데 주전(대광전) 앞에 있어야 할 탑과 석등이 주전과 떨어진 곳에 있고 각 전각들도 주전과 나란히 있으며 서쪽으로 향해 있어 전형적인 가람 배치와는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사하촌을 거쳐 겨울바람과 솔향기를 함께 마시면서 일주문을 지나 계단을 건너면 마침내 표충사의 빛나는 전각들과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강경구(굿모닝요양병원장·문화유산답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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