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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자녀의 미래는 ‘잘 보여주는 것’이 우선- 하영갑(창신대 아동청소년복지과 교수)

  • 기사입력 : 2013-02-0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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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는 ‘잘 가르치는 것보다 잘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젊은 부모들의 행복지수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안정된 직장과 행복한 삶이다. 뿐만 아니라 출산이후의 원만한 양육 및 교육으로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많은 부모들은 자식에게 큰 기대를 걸고 최고로 키우고자 하는데 그 심정 뒤에는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짚어 보자. 먼저, 부모의 짧은 식견으로 마음대로 가르치려 하고 또래와 함께 활동적이고 자연친화적인 놀이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부에 방해가 되고, 자녀의 신체적 안전을 위협하거나 잘못된 친구관계를 걱정하여 제한적 공간이나 우등생만을 친구로 선택하게 하며, 심하면 가정 전체를 억지로 학업 분위기로 만들어 버리는 위험을 보이고 있다.

    곧 입학과 새 학년이 시작된다. 내 자녀는 어떤 일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며, 수많은 직업 중 알맞은 직업은 무엇일까? 현재 우리나라 직업은 표준분류상 세세분류 수가 1206종류(통계청)나 되는데도 우선 선뜻 눈에 드는 몇 가지의 직업이나 일의 테두리 안으로 자녀를 끌어들이는 부모가 문제다. 정부의 교육정책(과정)과 학부모 등을 포함한 사회적 현실과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나는 아직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느끼는 것은 대학생이 되어도 왜 학교에 왔는지? 장차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는 데 있다.

    며칠 후면 우리의 대명절인 설날이다. 옛날 같았으면 조부모의 그늘 아래에서 철저하게 훈육된 부모님의 모습만으로도 어른 공경과 예의범절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고, 많은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질서와 공동생활을 몸에 익힐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어디 그런가?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아침저녁 합해야 고작 두 시간 미만이 많으며, 휴일은 각자 밀린 일과 해야 할 일이 많아 온 가족이 같이 모이기가 어려운데 어디서 누구한테 어떻게 참된 모습을 제대로 보고 배울 수 있겠는가.

    졸업과 입학이 연이을 즈음에는 학교 정문이 꽃다발로 가득 차고 오가는 보호자와 학생들의 얼굴에는 미소 가득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 왔던 과거와는 달리 또 다른 도전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더욱이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나 국가의 정책은 다양하고 풍요롭지 못하다. 때문에 대기업의 채용이념이나 철학 역시 명문대학과 우수 성적이라는 제한된 거름망으로 거르고 또 걸러 입사 시키는 양상이니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나 할 수 있는 일도 거침없이 매장되고 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렇다면 위 몇 가지 문제에 대한 대책은 없는가? 먼저, 부모가 보여주고 전해줘야 할 것은 진정한 대화시간 확보와 가정교육으로 참다운 인성을 기르도록 도와야 하며, 건강을 위협받지 않고 도덕과 법의 경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고 싶은 일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발 내버려둬라. 둘째,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이나 학자금 대출제한대학 같은 부실대학은 없어야 할 것이며 셋째, 중·고등교육 역시 대학입시 필수과목만이 아닌 특별활동·예체능 시간 확대 및 도덕교육의 강화와 전문상담선생님(학교사회복지사)의 임용이 필요하며, 넷째, 국가와 사회는 공무원이나 대기업만이 아닌 중소기업 근무자도 출산휴가 제도를 제대로 확보하여 자녀출산으로 인한 직장생활 중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부족 인원 수 25만5000명(자료 고용노동부)이 보여 주듯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해외시장 확대로 고졸 전문기능인력의 채용 범위를 확대하여 청년학생들이 1%의 대기업 입사에 목매는 일 없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자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하여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라는 핑계를 대지 말고 섣불리 가르치려 들지 말며, 부모는 잘 보여주고 학교는 건실하여 올차게 가르치고, 국가는 잘 지원하여 선진 한국을 이끌어 갈 튼튼한 주역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새 시대, 새 정치로 문을 여는 축복된 이 시기에 희망의 다짐과 소리를 기대하고 싶다.

    하영갑(창신대 아동청소년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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