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가고파] 건배사- 이명용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3-11-28 11:00:00
  •   


  •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좋든 싫든 각종 모임이 많이 생긴다. 모임에 가면 대개의 경우 참석자가 많든 적든 건배(乾杯)를 하고 건배사들이 오고 간다. 자칫 밋밋하거나 산만한 분위기를 집중시키고 참석자들의 단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특히 건배사에 따라 분위기가 한껏 살아나기도 하고 반대로 엉망이 될 수 있어 모임이 잦은 사람에게 건배사도 사실 고민거리다.

    ▼건배사는 간단하게 보이지만 쉽지 않다. 직원 회식, 송별모임 등 모임 성격의 고려는 물론이고 내용에서도 오늘을 축원하고 내일의 소망과 꿈을 함축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또한 유머와 감동, 즐거움, 메시지를 동반해야 한다. 그렇다고 남들과 같아서도 안 되고 분위기도 맞춰야 한다. 재미있는 건배사 하나가 평생 기억되는 모임으로 만들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말재주나 임기응변이 모자란 이들에겐 건배사가 이만저만한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건배사는 시대상과 유행을 반영한다고 한다. 여의도 증권가 주식투자자 사이에서는 ‘상한가(상심 말고 한탄 말고 가슴 펴자)’라는 건배사가 자주 등장하고, 군사정권 시절에 ‘건배’ 또는 ‘위하여’와 같은 딱딱한 게 주류를 이뤘지만 민간 정부가 들어선 후 자유로운 표현법이 선보였다. 또 젊은 직장인들은 ‘소녀시대(“소중한 여러분들 시방 (잔)대보자” 또는 “소중한 여러분, 시대의 대세는 소통입니다”)’ 등 인기 걸그룹의 이름을 딴 건배사를 애용한다고 한다.

    ▼올 한 해를 한 달 남겨두고 각종 단체나 모임에서 벌써부터 송년회를 준비하면서 건배사를 고민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많이 본다. 이제는 건배사를 모은 책도 나오고 유행하는 건배사도 많아 예전보다 큰 부담을 덜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나만의 독특한 건배사로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관심을 끌고자 하는 사람도 여전히 적지 않다. 모임에서 자신을 각인시키는 데 멋진 건배사만 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어떤 건배사가 등장하고 유행할지 벌써부터 관심을 끈다.

    이명용 부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