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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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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험실 폭발 ‘쉬쉬’한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

  • 기사입력 : 2013-12-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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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 실험실 폭발 사고가 10일 넘게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쉬쉬하다 지난주 창원시의 시료검사 요청 과정에서 사고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이로 인해 늑장대처와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다. 연구원 1명이 다치고 기기가 파손돼 도내 지자체에서 의뢰한 중차대한 시험검사가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막기 위해 쉬쉬하며 덮으려드는 모양새를 보인 것이다. 사고가 나면 공론화하여 시정하기보다는 이를 무마하려는 공공기관의 자세가 어떤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 대목이다.

    이번 사고는 실험실 안전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기도 하다. 안전수칙만 제대로 지켰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로 보인다. 지난 6일 도 보건환경연구원 산업폐수과 실험실에서 퓸후드가 폭발했다. 당시 안전을 위해 강화유리로 앞을 가려 놓았으나 폭발로 연구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10일이 지난 16일에야 중금속 검사를 자제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도내 지자체에 발송했다. 폭발사고의 원인도 아직 확실치 않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측은 성분을 알 수 없는 시료를 받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애매한 답변과 늑장대처는 의문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측은 현재 퓸후드 손상 외 별다른 피해가 없어 다음 주 내로 수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나마 다행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것을 보면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전형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사고원인을 분명히 밝혀내고 안전관리 문제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왜 그렇게 사고가 일어났는지 지금이라도 하나하나 되짚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칫 안전 불감증으로 방치하다가는 사고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유사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다시금 지적하지만 사고 처리 과정에서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만약 사고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면 크든 작든 아주 심각한 문제라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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