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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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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안녕하십니꺼?- 김용대 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3-12-2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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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언가를 마무리하려는 발길, 손길들이 분주한 연말이다. 통과의례처럼 소주도 한잔해야 되고 인사도 나눠야 한다. 잊을 수 없는 얼굴들을 해가 바뀌기 전에 한 번이라도 보고 싶고, 또 봐야 한다는 의무감, 무엇보다 다들 송년회라고 분주한데 나만 한가한 것 같은 소외감도 지울 겸 이래저래 바쁘다. 다들 호주머니 사정은 안녕하신지, 그리고 간(肝)은 안녕하신지 모르겠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자마자 동네 경찰들이 모두 밀양으로 향하더니 연말이 가까이 되니 대한민국에 있는 경찰들이 철도파업 노동자들을 체포한다고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 다 모였네. 할머니들 몇 명 살고 있는 동네에 3000명을 보내더니, 소재 파악도 못하고 철도파업 집행부 6~7명 체포하는 데 민노총 사무실에 경찰 4000명을 보냈다나 뭐한다나. 도둑들도 송년회 할 친구는 있을 터, 돈은 없지 동네 경찰도 없지 세상 만났겠다. IMF 때 내다 팔고 남은 아이들 금반지는 안녕한지 모르겠네. ‘민생 민생’ 하더니 이런게 민생정치인지.

    ▼경찰 얘기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잡히면 작은 골병이라도 든다. 연행 과정서 손목이나 팔 꺾여야 되지, 냉기가 얼음장 같은 시멘트 바닥이나 마룻바닥에 앉아 있어야 되니 성한 몸도 며칠 지나면 찌뿌드드하다. 분명히 난로는 있는데 에너지 절약 시책으로 열이 별로 없다. 이런 날 갇혀 있으면 춥다. 추워도 엄청 춥다. 몸뚱이 하나로 가족 먹여살려야 되는 노동자들 이래 추운데 몸은 안녕한지 모르겠다. 사람 잡으러 다니는 경찰도 예삿일이 아닌 것은 마찬가지다. 신성한 병역의무 이행하는 의경들도 안녕해야 할 텐데.

    ▼파업, 농성, 체포, 공권력, 저항, 시국선언…, 이 말들을 한동안 잊고 지냈다. 최근 부쩍 이 말들이 언론에 많이 등장한다. 80년대 대학을 다시 다니는 분위기다. 사회가 많이 꼬였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될 것인지는 잘난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겠다. 다만 파업하면 파업하는 이유가 있겠고, 체포하면 체포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이 추운 겨울날 사람 몸 상하는 일 없이 모두 안녕히 새해를 만났으면 좋겠다.

    김용대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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