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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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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함양군의회의 염치없는 단체 해외연수

  • 기사입력 : 2014-02-0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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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양군의회가 설 연휴가 끝난 연초부터 해외연수에 나선다고 한다. 해외 선진사례 시찰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관광성 외유로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이 크게 일고 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서둘러 놀러나 가자는 식의 외유성 해외연수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기를 불과 4개월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의 연수는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이란 중차대한 시기에 군민들을 무시하다 못해 안중에 없다는 태도라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지방의원들의 무분별한 해외연수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연초부터 해외연수 병이 도졌다는 원성을 사고 있는 함양군의회는 6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대만 해외연수에 나간다. 일정은 대리석 공장 견학, 태로각 협곡 견학, 국립고궁박물관 견학, 타이베이 랜드마크 101빌딩 견학 등으로 짜여 있다. 개장을 앞둔 함양박물관의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연수 일정이 여행사의 관광 상품이나 마찬가지여서 궁색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AI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사태에 돌입한 군민과 공무원들에게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얼마나 답답하고 망연자실했으면 군 청사에 ‘의원님들 해외연수(?) 잘 다녀오십시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을까.

    지방의회의 외유성 단체연수가 물의를 일으킨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함양군의희의 해외연수는 분명 대충 넘길 상황이 아님을 강조한다.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되어서다. 군민들이 피땀 흘려 낸 세금을 헛되게 쓴다는 비난을 모면하기도 힘들다. 갈수록 지방의회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군민의 허탈, 배신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여론은 아랑곳 않고 구태를 재연하고 있는 함양군의회의 해외연수는 우리 지방자치의 부끄러운 자화상이기도 하다. 틈만 나면 제기되는 지방의회 무용론도 이런 데서 비롯되고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지역 주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고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는 뻔뻔스러운 외유성 해외연수는 이제 사라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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