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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25때 억울한 민간인 죽음, 명예회복 필요하다

  • 기사입력 : 2014-03-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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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에서 6·25전쟁 때 학살된 것으로 추정된 민간인 유해 35구가 발굴됐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은 지난 3일 오전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산 425-1 용산고개 유해 발굴현장을 공개했다. 말로만 전해져 온 진주지역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이 64년 만에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진주유족회는 그동안 마을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명석면 용산리 용산고개 3개 골짜기 5곳에서 718명이 집단 학살됐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공개된 유해는 남자 어른으로 추정되는 35명의 유골이 산자락을 따라 가로로 길게 출토됐으며 버클과 탄두, 탄피, 옷핀, 고무줄 등 82점의 유품도 함께 발견됐다고 한다. 공동조사단은 학살당해 매장된 사람은 민간인(보도연맹)으로 추정된다며 유골은 주로 매장지 좌우로 몰려있고 2~3명이 겹쳐 있었으며 대부분 사지 뼈의 몸체만 남아 있어 매장지의 습도와 산성도가 높아 유해의 보존상태가 매우 나빴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는 감식 후 발굴현장 인근의 컨테이너에 안치할 계획이다. 컨테이너에는 지난 2004년 옛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에서 발굴돼 그동안 경남대박물관 컨테이너에 임시 안치됐다가 지난달 19일 고향으로 돌아온 진주지역 민간인 유골 163구가 안치돼 있다. 경남에는 이번에 유해가 발굴된 진주 명석면 외에 산청 함양 마산 등 곳곳에서도 민간인들이 대량 학살됐다고 알려져 있다.

    6·25 전쟁 전후 남북한을 통틀어 수십만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따라서 6·25전쟁 기간 중 국군·경찰·미군 등 연합군과 우익세력들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에 대해 진상을 조사해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 이들은 이념 대립에 의해 희생된 억울한 주검들이다. 유해발굴도 민간인 차원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하루빨리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과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이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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