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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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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노키아티엠씨- 이학수 경제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4-3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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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자유무역지역의 상징 기업이었던 노키아티엠씨가 문을 닫는다. 한때 종업원 2000명을 고용하며 지역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노키아티엠씨의 폐업 소식은 지역민에게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30년간 한국에서 기업을 영위하며 많은 협력업체와 종업원들에게 자랑이었다. 노키아티엠씨가 잘나갈 때 그곳에 손 안 벌린 문화예술단체가 없었다.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노키아티엠씨는 핀란드 국민기업 노키아의 한국법인이다. 노키아는 1865년 제지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고무, 케이블·전자회사로 발전시키며 1960년 휴대전화 사업의 초석이 될 전자공학 파트를 신설했다. 1992년 고무, 제지, 펄프, 타이어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이동전화 단말기와 정보통신 사업에 집중했다. 1999년 미국 모토롤라를 제치고 세계 1위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됐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 앞에 1등 기업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150년의 장수기업 노키아가 참담한 몰락의 길을 걷게 될 줄은 몰랐다. 노키아티엠씨의 운명도 여기서 끝났다. 1984년 마산에 입주, 승승장구하던 그 회사가 짐을 싼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폐업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슬픔과 함께 화려했던 지난날을 추억하며 눈물을 흘렸다. 노키아티엠씨를 성장시켰던 이재욱 전 회장은 작금의 현실에 가슴 아파했다. 자기 인생의 전부라고도 할 노키아티엠씨였다. 이 회장은 사람도, 기업도, 나라도 때가 되면 죽는다며 애써 슬픔을 억눌렀다. 그리고 새로운 발전의 계기로 삼자고 했다.

    ▼기업수명을 얘기할 때 일본과 자주 비교한다. 일본은 100년 이상 장수기업이 2만1000개나 되지만 우리나라는 6개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평균나이는 10.8년인데 독일은 61년이나 된다고 한다. 장수기업이 많을수록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는다. 철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노키아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노키아 본사 임원은 눈시울을 붉혔다. 장수기업도 방심하는 순간 사라지는 냉혹한 기업현실을 목도한다. 노키아의 명암에서 얻는 교훈이다.

    이학수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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