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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해안의 관광산업 잠재력- 이봉수(이순신전략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14-05-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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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남해안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리아스식 해안이다. 직선거리보다 여덟 배가 넘는 굴곡진 해안선을 따라 절경이 이어지고 수많은 섬들이 점점이 떠있다. 특히 한산도에서 여수까지 가는 뱃길인 한려수도는 그 빼어난 경관을 보고 외국인들이 감탄사를 연발하는 곳이다. 누군가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했지만 통영의 진가를 알고 나면 차라리 나폴리를 ‘서양의 통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보배를 잘 활용하면 무한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이탈리아 남부의 카프리섬은 물도 없는 외딴섬이었지만 해저로 관을 묻어 수도를 공급하고 지중해의 아열대 식물을 잘 가꾸고 나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물론 인근에 나폴리와 소렌토가 관광 거점 역할을 한 측면은 있다.

    우리의 남해안은 세계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갖고 있고, 곳곳에 산재해 있는 이순신 장군 전적지는 세계적인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이런 보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보존이라는 형식논리에 갇혀 해상국립공원은 그린벨트보다 더한 블루벨트가 돼 천혜의 자연을 단순 방치했고, 사람들은 도시로 떠나버렸다. 자연과 인문이 조화를 이뤄야 환경도 보전되고 사람도 살 수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자연경관 속에 사람이 와서 ‘가꾸면서 살 수 있게’ 정부와 지자체가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거점 개발부터 해야 한다. 남해안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곳은 통영과 거제도 일원이라고 생각된다. 신한일어업협정 이후 수산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통영이 여전히 활기찬 항구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천혜의 자연과 임진왜란 전적지, 그리고 수많은 문인 예술가들의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거점을 우선 개발해 관광도시로 만들고, 인근에 방치된 아름다운 섬들은 테마가 있는 섬으로 가꿔 사람들이 들어가 살게 해야 한다.

    보전 위주의 규제를 과감히 없애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세련된 개발을 하면서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준비해야 한다.

    거점 개발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통영시 전체를 관광특구로 지정하고 기존 시내의 뒷골목을 이용해 보행자 전용 ‘이순신 순례길’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해저터널 근처 착량묘를 참배하고 명정, 충렬사, 세병관, 청마거리, 문화마당, 동피랑, 남망산을 지나 이순신공원으로 연결되는 역사 문화 탐방코스를 만드는 것이다. 어떤 교통 장애도 없이 걸어 다니면서 즐길 수 있는 ‘주제가 있는 골목길’이어야 한다. 한산도는 섬 이름 자체를 ‘이순신 한산섬’으로 바꾸고 이순신 장군과 관련 있는 지명인 제승당, 염개, 메엘개, 야소 등을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루트를 개발해 관광해설사를 배치하면 상상 이상의 획기적인 문화관광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노인들만 몇 가구 사는 외딴섬 마을에 조그만 요트계류장 하나씩만 만들어도 그 섬은 살아 숨 쉬는 관광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이처럼 자연과 인문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한다면 머지않아 남해안은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이봉수  이순신전략연구소장


    ※여론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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