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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오픈소스 하드웨어와 창의성- 김태희(영산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05-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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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소스 하드웨어, 즉 개방 하드웨어가 요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소형 마이크로프로세서 보드의 회로, 그리고 관련 소프트웨어가 무료로 개방된 것을 말한다. 오픈소스 하드웨어 전문업체인 미국의 아다프루트 인더스트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13개 오픈소스 하드웨어 기업의 매출이 500억 달러에 달하며, 현재 300개의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 한다.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전형은 아두이노이다. 아두이노는 2005년에 이탈리아에서 컴퓨터 상호작용디자인 교육의 하나의 결과물로서 개발됐다. 명함 크기 정도의 보드로 CPU와 메모리, 그리고 다양한 입출력단을 가진 초소형 컴퓨터라 할 수 있다. 상호작용디자인의 새로운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의도를 컴퓨터가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은 입력장치와 모터와 같은 출력기기의 연결이 손쉽게 이뤄져야 함을 의미한다. 아두이노는 이런 요구를 만족시키는 저렴하고 효용성이 높은 장치이다. 따라서, 아두이노는 그 탄생 이후 예술과 디자인의 영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그 활용 범위를 넓혀 왔다.

    아두이노의 배경에는 아날로그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한다는 피지컬 컴퓨팅이라고 하는 개념이 있다. 아날로그 세계인 실제 현상을 컴퓨터가 관찰하게 하고 필요한 정보를 처리해 이를 아날로그 세계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날로그 세계의 현상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기술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을 만들어가는 디자이너는 전자기술, 컴퓨터기술뿐만 아니라, 현상을 직관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통찰력까지도 필요로 하게 된다.

    요즘의 스마트폰은 가속센서, 지자기센서, GPS 모듈, 적외선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탑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알게 모르게 주변 상황에 대한 감지능력으로 사용 편의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편리한 기능들은 피지컬 컴퓨팅을 범주로 하는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창의적 직관과 이를 다듬어 활용 가능한 기술로 구현해 내는 수많은 실험적인 노력들의 결과라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두이노를 중심으로 하는 오픈소스 하드웨어가 이렇게 각광받고 그 사용범위가 날로 늘어나며, 수많은 상용 제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바로 그 개방에 기인한다 할 수 있다. 보드의 회로도를 공개함으로 해서 더욱 저렴한 같은 기능을 하는 보드가 출시돼도, 개의치 않았던 개발자의 용기와 신념은 전 세계에 합법적인 복제품 및 그 응용 제품 판매를 자극했고, 아두이노를 이용한 수많은 창의적인 응용 사례와 그 프로그램 코드가 인터넷에 기하급수적으로 올라오는 상황을 만들었다. 검색만 잘하면 필요로 하는 요소 프로그램 코드와 노하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수요자 자신의 창의력과 노하우가 보태어져 또다시 배포될 수 있다. 가히 집단 지성의 큰 성장을 보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두이노를 창의적으로 사용하고 혁신적인 응용제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전자공학, 컴퓨터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에 대한 정성적 이해를 필요로 한다.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 예상되는 사물인터넷 시장에 있어서 아두이노는 하나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하나의 공개된 플랫폼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하고, 자생적으로 성장하며 큰 파생 가치를 만들어 낸다.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다수의 창의적 노력이 결집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성장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상업적 가치를 발현하고 있는 것이다.

    김태희 영산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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