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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대한민국 권력서열- 김진호 정치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6-1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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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의전서열 순위는 1위 대통령, 2위 국회의장, 3위 대법원장, 4위 헌법재판소장, 5위 국무총리 등이다. 실질적인 권력서열은 대통령, 국무총리, 감사원장, 국가정보원장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권력서열’이라는 말은 민주주의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다. 권력서열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위기이다.

    ▼2014년 청와대 문건파동 당시 박관천 전 경정(청와대 행정관)이 검찰에서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면서 박근혜 정부의 권력 지형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고 최태민의 딸이자 정윤회의 전 부인 최순실에 대해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가 정윤회, 박근혜는 3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뚱딴지 같은 소리에 이 말을 주목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이때 최순실의 패악을 막았다면 오늘날 국정농단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헌법은 제1조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빗대어 최근 전북 익산시 원광고등학교 학생회 명의로 붙은 대자보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최순실로부터 나온다”는 풍자까지 등장했다.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는 바로 ‘국민’이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간인을 국정에 끌어들여 권력의 놀이터로 삼도록 만든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 법이 만인에게 평등한 만큼 잘못이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국가기밀 누출, 국비 유용, 불투명한 국정인사 등의 의혹을 받는 최순실 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본인이 연루된 의혹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최악의 정국 상황을 풀어낼 ‘신의 묘수’를 찾기 어렵다. ‘결자해지’가 해답이다. 학생들의 꿈과 희망이 무참히 짓밟히고 찢기는 세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분노만이 아니다. 다시는 이 같은 재앙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 내년 대통령 선거가 그 출발점이다.

    김진호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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