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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물산장려운동] ⑩ 산청 효성식품 오곡현미빵

맛도 빵빵, 건강도 빵빵... 우리쌀 빵빵한 도전

  • 기사입력 : 2019-07-08 21: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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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가루 음식이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쌀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밀가루 음식인 빵 역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피현상이 두드러진다. 때문에 많은 제빵사업자들이 쌀빵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열을 가하면 쉽게 떡처럼 변해버리는 쌀의 특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들어 쌀로 만든 빵이 많이 출시되고는 있지만 아예 밀가루를 쓰지 않고 만들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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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 효성식품 오곡현미빵.

    특히 쌀빵은 밀가루빵에 비해 먹으면 속이 편안한 장점이 있지만 재료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효모 등을 사용해도 커지지 않아 시각적으로도 불리한 점이 많다.

    한방약초의고장 산청에 자리 잡은 ‘효성식품’은 쌀빵이 가진 이 같은 약점을 13년여의 연구개발을 통해 극복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오곡현미빵’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효성식품 전경

    ◇13년 연구개발 끝에 탄생 ‘오곡현미쌀가루’

    산청군 산청읍 소재 효성식품영농조합법인 강기홍(50) 대표는 쌀빵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열정의 사나이다.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늘 참여해 오곡현미빵을 홍보한다. 브랜드 로고가 박힌 노란색 유니폼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강 대표는 지난 1995년 대학을 졸업하고 벼농사를 지어오다 당시 밀 수입이 연간 210만t에 이르는 반면 우리쌀의 생산량은 400만t을 넘어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를 접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우리쌀을 밀 대체품목으로 가공·이용하면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민의 식생활을 개선해 쌀 소비 촉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후 2007년 본격적으로 제빵쌀가루 개발에 투자해 성공하면서 지난 2012년 산청에 효성식품영농조합법인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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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홍 효성식품영농조합법인 대표.

    그러나 생각했던 것만큼 즉각적인 시장 반응은 얻지 못했다. 밀가루빵이 가진 맛과 식감을 따라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맛는 쌀빵을 만들기 위해 자체 연구실에서 연구개발에 몰두, 오곡현미쌀제빵과 제과 바게트를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특히 오곡현미쌀빵 냉동생지(완제품을 만들어 냉동상태로 해놓은 것)를 개발해 대량생산의 발판을 마련한다.

    오곡현미빵은 전부 100% 국내산 농산물로 만들어진다. 쌀과 보리 미강, 옥수수, 발표 콩 등 다양한 곡류가 들어간다. 이러한 우리 농산물을 제분하고 배합하는 방법이 효성식품만의 노하우이자 밀가루가 전혀 첨가되지 않은 쌀빵을 만드는 비밀이다.

    강 대표는 지역 농업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최대한 산청과 경남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우선 사용하고 있다.

    강 대표는 “우리 효성식품의 오곡현미빵은 보리가 함유돼 있어 소화가 잘돼 밀가루빵보다 속이 편하다. 또 자체개발한 천연곡류껍질을 이용한 효소제가 첨가돼 빵 본연의 맛과 향, 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곡류가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현미빵보다 식이섬유가 6배 많지만 탄수화물 함유량은 16%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제조과정에 밀가루와 전분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 노화지연 기능이 포함돼 건강식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매장에 진열된 오곡현미빵 제품들.?

    쌀빵이 밀가루빵보다 유리한 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쌀빵은 밀가루빵에 비해 냉동시켰다가 해동해도 맛과 모양이 훨씬 잘 보존된다.

    또 쌀가루는 밀가루보다 쉽게 뜨거워지기 때문에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고 반죽 후 바로 성형할 수 있어 생산량이 더 많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처럼 쌀빵 개발에 몰두해 온 강기홍 대표는 지난 2016년 ‘제22회 경남도 자랑스러운 농업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동화 설비 구축으로 생산량 대폭 확대

    효성식품은 산청군과 경남도가 추진 중인 한방항노화산업과도 발걸음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남도의 항노화산업육성지원 사업으로 오곡현미쌀가루에 면역력을 높이는 생강을 첨가한 기능성빵을 개발했다. 그 결과물이 생강오곡현미빵쌀가루와 생강오곡현미빵이다.

    지난 4월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자원복합산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군비 등 약 45억원을 들여 완제품 빵과 쿠키 등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라인 구축에 들어갔다. 올해 말 사업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바게트·모닝빵 생산라인./효성식품/
    바게트·모닝빵 생산라인./효성식품/

    효성식품은 이번 사업으로 8가지 종류의 최첨단 자동화설비와 특수원료 제분자동화설비, 제품 컨설팅·프로그램 개발 등을 지원받고 있다.

    시설이 가동되면 현재 연간 5억원 정도의 생산규모가 최소 1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효성식품은 자동화설비 구축과 함께 프랜차이즈 사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기존처럼 체인점에 쌀빵을 만드는 기술을 전수해주고 오곡현미쌀가루를 판매하는 방식은 지양할 방침이다.

    새로운 프랜차이즈 전략으로는 우선 제빵, 제과, 바게트의 제품을 표준화해 맛과 품질을 균일하게 맞출 계획이다. 또 대량생산 자동화설비를 통해 오곡현미빵 완제품과 냉동생지빵 유통체계를 구축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학교급식, 군납, 회사 간식, 유통점 판매 등의 방식도 적극 추진한다.

    최근에는 자동화라인 구축과 함께 HACCP과 QC인증을 획득하고 경남지역 관공서와 학교 등 단체급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진주시 소재 경남도 인재개발원 구내식당에 주1회 후식을 납품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오곡현미빵을 널리 알리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 개발과 대대적인 홍보활동, 체인점 모집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1인가구와 소규모 가족을 위한 개별 낱개포장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위생적인 것은 물론 선물용, 야외활동용으로도 반응이 좋다.

    강기홍 대표는 “오곡현미빵이 ‘지리산 청정골 약초의 고장 산청’의 명물은 물론 경남을 대표하는 건강한 항노화 식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쌀 소비촉진과 지역 농업인들의 소득 증진에도 도움이 되도록 오곡현미빵 대량보급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윤식 기자 kim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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