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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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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김영근(대한한의사협회 전국시도사무국처장협의회장)

  • 기사입력 : 2020-03-24 20: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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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다가왔지만, 봄 같지 않다. 요즘 마스크 안 쓴 사람이 이상할 정도다.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렵다. 식당에 밥 먹는 사람이 없다. 집에 가면 따로 각방을 쓴다. 일상생활도 ‘혼밥’, ‘혼술’ 이다. 각자도생을 위해서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밥벌이해야 하는 일용직 근로자, 아르바이트 학생, 문화예술인, 자영업자, 건물임차인, 관광버스 기사 등 모두가 시름에 잠겨 있다.

    이 와중에 온갖 가짜뉴스와 마타도어(matador)가 난무한다.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인간의 이기심(利己心)에서 비롯되었다. 이 모든 진원지는 입이다. 이번 코로나 신종바이러스는 말은 적게 하고 할 말도 가려서 하라는 계시인 것 같다.

    ‘입은 재앙의 문’이란 말이 있듯이 모든 화는 입에서 출발한다. 즉, 화종구출(禍從口出), 화종구생(禍從口生), 구시화문(口是禍門), 구화지문(口禍之門)이니 유독 입과 관련된 사자성어가 많다.

    또한, 이속우원(耳屬于垣), 설저유부(舌底有斧)라 하여 말로 인해 얼마나 큰 화를 입히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청득심(以聽得心)하라고 귀가 입에 일침을 놓는다. 경청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 지혜이고 자양분인 셈이다. 흔히 입 밖에 낸 말, 흘러간 세월, 놓쳐버린 기회, 돌아가신 부모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공자께서도 “말은 행동을 돌아보고, 행동은 말을 돌아본다” 고 해 말로 인한 낭패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조금만 빈틈을 보이면 상대를 깎아내리려 한다. 그 시간에 좀 더 생산적인 일에 힘을 쏟아야 하는데도 말이다.

    이번 일도 잘 극복하여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동참하는 프로젝트로 선진 국민의 모습으로 다가서야 한다.

    ‘소상공인 돕기 1004운동’ 등이 좋은 본보기다. 경향각지(京鄕各地)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고통을 분담하고자 하는 국민의 온정과 사랑이다.

    이런 와중에 ‘사회적 거리 두기’란 웃지 못 할 용어도 등장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설파(說破)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마음까지도 멀어지면 더욱 삭막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우리가 하찮은 것에 감사할수록 건강해지듯이 기쁨을 찾아 나서는 일이 정신과 육체에 모두 이롭다. 가벼운 산책이나 명상의 시간을 가지고 성찰하는 마음 수양이 필요한 시기다.

    한방의료도 국민의 귀중한 생명과 건강을 보호 증진하는 일을 연구 실천함을 임무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진료에 자발적인 의료진 참여자가 많았지만, 배제하여 의료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없어야 진정한 국민의료다.

    우리 모두 봄기운을 가득 안고 기지개를 켜고 새로운 도약의 나래를 활짝 펴보자!

    김영근(대한한의사협회 전국시도사무국처장협의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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