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에 걸친 논의 끝에 대한민국 경찰제도의 새로운 변화가 2021년 7월 1일부터 시작됐다. 그것은 바로 자치경찰제도이다. 경찰 창설 76년 만에 대한민국 경찰은 국가경찰, 자치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루어진 3원 체제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자치경찰제도는 한마디로 국민들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서는 경찰의 도움과 봉사의 손길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지역주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역 순찰 및 교통지도, 아동과 청소년 보호 활동 등의 생활안전 서비스와 학교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교통사고 수사 등의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업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자치경찰의 업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계되어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보다 개선된 치안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 및 행정절차 일원화로 좀 더 빠르게 지역의 긴급한 사건에 대응할 수 있고,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치안활동에서 탈피하여 지역의 특성에 맞는 세밀한 접근을 할 수 있다. 고령화 지역에는 치매노인 실종 예방 활동, 도서·산간 지역에는 농산물 절도예방 활동, 학교가 밀집된 곳에서는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활동 등 하나의 예방활동을 모든 지역에 적용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의 예방, 보호 활동이 가능하다.

둘째, 자치경찰제는 지역 주민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시·도지사 산하의 시·도 경찰위원회의 감독을 받는 자치경찰은 기존의 국가경찰 예산 외에도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예산 집행을 위한 협의, 심의 단계도 기존의 경찰 예산 집행 과정보다 짧아지기 때문에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자치경찰제를 도입한 제주도의 사례를 살펴보면 자치경찰제 실시 이후 교통사망사고가 19%가량 감소했다. 그 이유는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원인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예산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집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적재적소에 인력과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만들어 낸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자치경찰제도 시행 이후 두 달 남짓의 시간이 흘렀다. 시행 초기인 만큼 지역에 바르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자치경찰제도에 관한 홍보는 물론 지역주민단체와의 협력을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자치경찰제도의 시작이 국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우리’지역이라는 소속감을 토대로 국가의 보호가 미처 닿지 않는 곳이 없도록 열심히 뛰는 자치경찰을 기대해본다.

남주영(김해중부경찰서 상동파출소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