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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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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테크노파크 뿌리기업을 찾아서] (1) 창원 ‘KHT 한국열처리’

독보적인 반세기 기술력… 국내 유일 항공부품열처리 인증

  • 기사입력 : 2021-10-05 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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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리산업은 모든 제조업의 기초 공정이 되는 열처리와 주조, 용접, 금형, 접합 등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공정 산업을 말한다.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으나 최종 제품에 내재돼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根幹)을 형성한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국가 주력산업의 품질과 생산성을 좌우하고, 전방 수요 산업에 파급 효과가 매우 크지만, 안타깝게도 취업 예정자를 비롯한 사람들의 시선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

    경남테크노파크(이하 경남TP·원장 노충식)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남도의 지원으로 청년들의 뿌리기업 탐방 프로그램 운영과 기업의 근무환경 개선 등을 위한 ‘뿌리산업 인식개선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본지는 지역의 뿌리산업 내 분야별 우수기업을 탐방하고, 경남TP의 지원을 받아 점차 개선되고 있는 뿌리산업의 업무환경과 그들이 가진 기술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970년 창업한 국내 첫 열처리기업

    항공·자동차·방산 등 부품 공급

    보잉 등 국내외 유수 기업과 거래

    ‘경도 기준편’ 개발해 제작·생산도


    "직원 역량강화·업무환경 개선 노력

    설비투자로 경쟁력·차별성 갖추고

    수입 의존 전차 토션바 납품 목표

    더 많은 항공 부품 국산화하고파"

    대장간은 쇠를 달궈 다듬질과 메질로 호미나 낫, 쇠스랑 등 농기구나 연장을 만드는 곳이다. 과거 대장간이 하던 금속을 녹이고, 굳히고, 두드리는 일을 견줘보면 그 역할을 하는 게 뿌리산업 중 하나인 열처리다. 열처리 공법은 담금질·풀림·불림·뜨임처리 등으로 내구성이 뛰어난 금속 도구를 만드는 방식이다. 열처리 없이는 항공 부품, 자동차, 중장비, 선박 등을 생산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산업 분야다.

    노용식 KHT 한국열처리 부사장이 대형 진공로 앞에서 열처리 작업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용식 KHT 한국열처리 부사장이 대형 진공로 앞에서 열처리 작업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창원에는 국내 대표적인 열처리기업이 있다. 바로 창원 의창구 팔용동에 본사를 둔 KHT 한국열처리다. KHT 한국열처리는 지난 1970년 창업한 국내 최초 열처리 전문기업이다. 업계 선두주자이자 기술까지 갖춰 대한민국 NO.1 대장간인 셈이다.

    이 업체의 주된 사업 분야는 진공·침탄·질화 등 다양한 공법을 이용한 금속열처리 분야와 방위산업용 토션 바(Torsion Bar) 등을 생산하는 기계가공 분야, 정확한 표준 경도를 가지고 있는 CRM(표준물질) 제작 분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매출의 50% 정도는 항공기 부품으로 보잉과 에어버스, 사프란(Safran), 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한항공 등 국내외 유수 항공기업과 거래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항공기가 착륙할 때 하중을 지탱하는 랜딩기어, 보잉737의 꼬리날개 힌지 등이다. 기계 마모를 견뎌야 하는 금속열처리에서 앞선 기술력으로 현대차와 셰플러코리아, 두산모트롤, 한화디펜스 등 자동차와 중장비, 방위산업 기업에도 해당 분야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보잉 737 맥스 여객기의 추락 사고와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수요 감소로 예년보다 실적이 다소 줄었지만, 다양한 설비를 갖춘 점과 업계에서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계약 업체 인증프로그램(NADCAP)을 획득해 유일하게 항공부품열처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이 회사만의 강점이다.

    NADCAP은 대형 메이저 항공기 제작사가 품질경영시스템을 관리해 줄 독립시험기관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항공부품 열처리는 NADCAP 없이는 불가능하다. 미국 보잉사와 영국 에어버스 같은 세계적인 항공사들은 자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에 NADCAP 취득을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 열처리 기업 중에서는 KHT 한국열처리가 유일하게 NADCAP 인증을 받았다. KHT 한국열처리는 여기에 열처리의 꽃으로 불리는 ‘경도기준편’을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공동 개발해 국내 유일하게 제작·생산 및 판매를 하고 있다.

    노용식 부사장은 “진공로 15대와 침탄 분위기로 15대, 대형 피트로 3대를 비롯해 부수적인 설비를 다양하게 갖춰 고객사에서 원하는 맞춤형 공정을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일반 열처리업체들은 가공부품을 열처리할 수 있어도 NADCAP을 획득하지 못해 항공부품 열처리는 할 수 없다. 항공부품 열처리는 우리 회사밖에 할 수 없고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열처리가 보유 운영하고 있는 4m 규모의 피트로.
    한국열처리가 보유 운영하고 있는 4m 규모의 피트로.

    국내 1호와 유일이란 타이틀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뿌리기업·중소기업에 대한 취업 청년들의 기피현상과 함께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때문에 ‘어디서나 그 자리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자’라는 이 회사의 사훈처럼 직원들의 업무 능력 고취와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선 직원들이 진학을 원할 경우, 대학원 입학을 지원해주고,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노 부사장은 “회사 일이 열처리다 보니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직원들의 향후 발전을 위해 대학원에 보내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고,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에서 1등을 하면 한국에서 1등한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며 “실제 한국에서 1등일 정도의 수준과 설비, 기술을 갖추고 있어 향후 직원들이 관련 기술을 통해 창업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뿌리기업의 근로환경이 힘들고 열악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부단히 애쓰고 있다. 바코드로 제품의 열처리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과 전통적인 3D 이미지의 제조환경 체질 개선 등 최신식 설비 투자를 통해 경쟁력과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경남테크노파크의 뿌리산업 인식개선 지원사업을 받아 현장 내 더위를 식히면서 편하게 쉴 수 있도록 기존 휴게실보다 한층 더 쾌적해진 휴게공간도 마련했다.

    한국열처리 직원이 진공 열처리 설비를 작동하고 있다.
    한국열처리 직원이 진공 열처리 설비를 작동하고 있다.

    KHT 한국열처리의 앞으로 계획은 항공기업인 사프란에 납품하는 랜딩 기어에 대한 투자 확대와 방산 부품으로 험지를 달릴 때 충격 흡수 역할을 하는 현가장치인 토션 바의 납품 확대다. 현재보다 기술력을 높여 국산화와 함께 독점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권택수 사장은 “자주포와 장갑차에 들어가는 토션 바의 납품을 전차로 확대하는 게 향후 계획이자 바람이다. 전차의 경우, 사이즈가 큰데 현재 수입하고 있다. 국가 과제로 연결한다면 수입 단가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재 국산화도 가능하다”면서 “이와 함께 프랑스 항공기업인 사프란에 랜딩기어의 부품을 가공 및 열처리해 직접 수출하고 있지만, 투자를 확대해 더 많은 항공 부품을 국산화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자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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