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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언제쯤 제값 받을 날이 올까- 신용곤(경상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2-02-27 21: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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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도 양파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겠다고 예고했다. 양파 값이 정말 심상치가 않다. 2월 양파 도매가격(1㎏·상품)이 500원대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1700원대 대비 70% 폭락한 수준이다.

    마음이 돌덩이처럼 무겁다. ‘자식 같은’, ‘피땀 흘려 키운’이라는 수식어는 흔하기는 하지만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농산물은 특정시기에 생산이 집중되기 때문에 시세 폭이 큰 것은 당연하나, 다른 농산물에 비해서도 양파는 가격 변화가 가파르다. 거슬러 올라가 2013년, 당시 양파는 ㎏당 1300원대를 육박하는 폭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4년에는 500원대까지 폭락했고, 다시 2015년에는 1600원대로 전보다 더 뛰었다. 2018년에는 1000원대였는데 2019년 600원대로 내리더니 2021년 1700원대로 3배 가까이 올랐다. 그리고 올해 2월 현재, 양파 값은 500원대 아래로 떨어져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일이다. 저장 양파도 아직 처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햇양파가 3월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가격은 바닥 모르고 내리 꽂힐 것이다. 무얼 믿고 농사를 지어야 하나, 농민들 체념 어린 한숨은 끝 간 데 없이 깊다.

    가장 큰 원인은 유례없는 감염병일 것이다. 코로나19로 양파 소비가 확연히 줄어든 데 비해 양파 재고량은 전년 대비 14.6% 증가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양파 대부분이 날 것으로 소비되는 점도 한몫한다. 양파는 부가가치를 올리면서 안정적인 소비를 유발하는 가공 식품이 많지 않다. 유통구조도 문제다.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최근 호소문을 내고 ‘농민은 1㎏에 150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출하하는데, 소비자인 국민은 1㎏에 2000원 이상을 주고 사먹는 불공정한 농산물 유통구조를 설파했다.

    매번 수급 조절에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양파는 거의 매년 ‘파동’에 가까운 등락을 보이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달라는 농민의 요구가 절대 과도하지 않다. 때문에 양파 파동은 단순히 가격 급등락 현상을 넘어 한국 농업의 생산과 유통, 가공 정책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바로미터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수급 조절에 손 놓고 있고, 소비자들은 농산물 값이 조금만 올라도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3000원 커피는 매일 마시면서 양파 한 망 3000원이라면 비싸다고 혀를 내두른다.

    정부와 국민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제발 농촌의 현실을 직시해 달라고. 사람이든 물자든 사회적 관심이든 온통 도시로 집중되는 시대, 농자재값 상승이나 노동력 부족, 고령화, 기후변화, 각종 농작물 질병으로 고통 받는 농촌 뉴스는 무심하게만 소비되는 것 같다.

    더도 덜도 말고 투입 대비 제값을 받고자 하는 양파 농민의 희망을 들어주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가?

    신용곤(경상남도의원)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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