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사설] 경남 병원선 운항 50주년, 응급의료체계 갖춰야

  • 기사입력 : 2023-05-14 20:39:05
  •   
  • 경남도가 어제 병원선 운항 50주년을 맞아 150억원을 투입해 기존 병원선을 친환경 병원선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73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병원선은 의료서비스의 손길이 닿지 않는 49개 섬마을 주민 2500여 명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정기순회 진료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운영 중인 병원선은 162t 규모로 공중보건의사 4명이 승선해 내과, 치과, 한방과 진료를 하고 있다. 선령이 20년이나 된 기존 병원선을 250t급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고 최신 의료장비를 탑재하면 도서지역 주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지와 낙도는 교통 불편으로 의료 접근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지역에는 대부분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층이 살고 있는데 마땅한 의료시설이 없어 한 달에 한 차례 오는 병원선을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경남도 병원선은 섬 주민의 건강을 챙겨 왔지만 안정적인 진료 활동에는 미흡했다는 평가다. 진료 대상 섬은 많지만 이동거리와 날씨, 의료 인력과 장비, 선박 등의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선박 수리와 정기점검을 위해 지난 4월 한 달 동안이나 병원선이 운항을 중단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새 병원선이 투입된다고 해도 선박 점검 등으로 인한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병원선 추가 투입도 검토돼야 한다.

    도내 대부분 섬 지역은 응급 환자가 발생해도 30분 안에 응급의료시설에 도착할 수 없는 취약지역이다. 현재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해양경찰과 소방당국이 배를 통해 환자를 이송하는 체계지만, 섬에서 육지 항구까지 옮기는 시간이 최대 71분이나 걸려 환자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4년 전에 경남도가 검토한 닥터헬기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섬 지역은 어촌, 농촌보다 더 빨리 소멸될 것으로 예측된다. 섬 인구 소멸을 막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의료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 병원선 교체에 그치지 말고 섬 주민의 건강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 시스템 확대를 바란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