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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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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행 생산지수’ 300% 돌파와 가계대출 급증 문제

  • 기사입력 : 2023-11-06 19: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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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은행의 생산지수가 음식점과 비교해 극과 극을 보이고 있어 은행만 돈 잔치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해 금융업 중 신용조합·저축기관을 제외한 일반은행의 생산은 2000년과 비교해 32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은행 생산지수는 지난 2017년 217.0%였던 증가율이 지난해 100%포인트 넘게 상승하면서 300%를 돌파한 것이다. 이에 반해 음식점과 주점업의 생산은 최근 3년간 11.0% 늘어나는 데 그쳐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일반은행 생산지수는 은행의 대출잔액과 이자마진 등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은행의 수익성은 갈수록 커지는 구조여서 덩달아 생산지수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은행 생산지수의 급격한 상승은 가계부채 비율 상승과 직결돼 있다. 가계부채가 줄어들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으니 이를 토대로 이자를 불려 수익 올리는 은행의 생산지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것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순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12년 153.9%였지만 이후 10년 동안 49.8%포인트나 급등해 지난해 기준 203.7%까지 치솟았다. OECD 회원국 16개국 중 가계부채비율이 우리나라가 세 번째로 높은데, 이제 1~2위인 네덜란드·덴마크도 넘어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더욱이 가계부채가 급등한 지난 2000년 이후 대출 금리마저 폭등해버려 국민들의 가계 재정상태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권을 겨냥해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죽도록 일해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이 마치 ‘은행의 종 노릇’ 하는 것 같다”며 정부가 그냥 방치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BNK금융그룹이 상생금융 추진현황 점검과 확대 방안을 긴급 논의하는 등 전국 은행권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어 실질적 서민고통 경감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서민들은 가계부채가 줄어들고, 금리를 대폭 내려주는 방안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은행권과 금융당국의 대책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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