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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 김정배 (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

  • 기사입력 : 2023-11-21 21: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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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배 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

    우리는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국민의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소통하며 존경과 격려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 높은 국민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물질이 풍요로워도 정신이 빈곤하면 온전한 행복을 바랄 수 없다. 떳떳한 인생으로 살기 위해서는 가진 것이 많고 아는 것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항상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한순간도 조용한 날이 없는 너무나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사실적인 근거나 아무런 연관도 없는데 눈만 뜨면 벌어지는 무질서와 이기심, 폭력과 거짓말, 악담과 모욕, 저주 등으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자기가 한 말이나 행동은 무조건 정당하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무례한 행동을 하고 있다.

    독일 속담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에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진가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논어 위령공편(衛靈公篇)에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라는 글귀가 있다. 이 말은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잘못이다는 뜻이다.

    문제는 도리에 벗어난 일을 하느냐 않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잘못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느냐 하는 데 있는 것이다. 잘못이 잘못이 아니라 잘못을 저지르고도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 잘못인 것이다. 그것은 진보가 없는 퇴보와 타락의 길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분열과 갈등, 분노와 불만이 누적돼 내 편 네 편으로 동강난 암울한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 사회가 왜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를 심각하게 돌아보며 불안감과 협박, 거짓과 불안감에 떨지 않는 정상적인 사회가 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신뢰받는 인간관계를 위해선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포용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올바른 삶을 위해 자기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 계단씩 내려오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행복의 눈짓을 보내야 한다. 상대방의 아픔을 모른 체할 것이 아니라 자기의 아픔처럼 여기며 한마디 말에도 진정성 있는 마음을 담아 사랑으로 다가서야 한다.

    지난 일을 돌아보며 자신이 잘못한 일, 부족한 점에 대하여 인정하고 사과하는 처절한 반성이 필요할 때다. 자신의 뜻을 굽힌다고 해서 결코 패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내 이웃의 인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기쁨을 자신의 기쁨처럼 생각한다면 오해와 다툴 일도 없는 밝은 세상이 오리라 믿는다.

    김정배 (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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